예술

중국계 여성 감독이 작품·감독상… 골든글로브는 ‘아시아 타임’

최만섭 2021. 3. 2. 05:15

중국계 여성 감독이 작품·감독상… 골든글로브는 ‘아시아 타임’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박돈규 기자

입력 2021.03.02 03:00 | 수정 2021.03.02 03:00

 

 

 

 

 

1일 3시간에 걸쳐 중계된 ‘골든글로브 타임’의 주인공은 아시아였다. ‘미나리’가 외국어영화상을 가져간 데 이어 중국계 미국인 클로이 자오 감독이 ‘노매드랜드(Nomadland)’로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감독상을 집으로 가져갔다. 아시아계 여성이 감독상을 받기는 처음이다.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코로나때문에 수상자들이 집에서 화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생중계됐다. 위는 영화 ’노매드랜드’로 작품상과 감독상을 차지한 중국계 미국인 클로이 자오, 아래는 ‘마 레이니스, 블랙 보텀’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고(故) 채드윅 보즈먼. /AFP 연합뉴스

‘노매드랜드’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경제적으로 붕괴한 한 기업 도시를 떠나게 된 여성 펀이 보통의 삶을 뒤로한 채 홀로 밴을 타고 유목민처럼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다. ‘파고’와 ‘쓰리 빌보드’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2번 받은 프랜시스 맥도먼드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올 상반기 국내 개봉 예정이다.

클로이 자오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세계 영화계를 감탄과 기대로 물들이는 중이다. ‘노매드랜드’는 2020년 이탈리아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고 전미비평가협회상에서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촬영상 등 4관왕에 올랐다. 하지만 파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는 4월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유력한 작품상 후보로 거론되기 때문이다. 클로이 자오 감독은 마동석이 괴력의 히어로를 연기할 마블 영화 ‘이터널스’를 연출한다.

지난해 대장암 투병 끝에 숨진 할리우드 흑인 배우 채드윅 보즈먼은 ‘마 레이니스, 블랙 보텀’으로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사후(死後) 수상했다. 1세대 블루스 가수 마 레이니를 다룬 영화다. ‘블랙팬서’와 ‘어벤져스’ 시리즈로 기억되는 채드윅 보즈먼은 ‘맹크’의 게리 올드만, ‘더 파더’의 앤서니 홉킨스 등과의 경쟁에서 이겼다. 그의 부인은 고인 대신 전한 수상 소감에서 “우리 안의 목소리가 우리가 지금 이 순간 해야 할 일을 상기시켜 줄 것”이라고 전했다.

 

영화‘노매드랜드’의 프랜시스 맥도먼드.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앤드라 데이는 ‘더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VS 빌리 홀리데이’로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스타 가수로 첫 영화 주연작에서 샴페인을 터뜨린 그녀는 “작품과 연기에 도움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한다”며 눈물을 보였다.

뮤지컬·코미디 부문에서는 ‘퍼펙트 케어’의 로저먼드 파이크가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제이슨 울리너 감독의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은 뮤지컬·코미디 부문에서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사샤 배런 코언)을 받아 2관왕에 올랐다.

애니메이션 ‘소울’도 장편 애니메이션상, 음악상(트렌트 레즈너·애티커스 로스·존 바티스트) 등 트로피 2개를 챙겼다. 피트 닥터 감독은 이로써 ‘업’과 ‘인사이드 아웃’에 이어 골든글로브 장편 애니메이션 3관왕에 등극했다. ‘주다스 앤 더 블랙 메시아’의 대니얼 컬루야와 ‘모리타니안’의 조디 포스터는 남녀 조연상을 각각 받았다. 각본상은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7’의 에런 소킨, ‘세실 B 드밀’상은 배우 제인 폰다에게 돌아갔다.

한편 올해 골든글로브에서는 넷플릭스가 트로피 9개를 쓸어담는 등 스트리밍 서비스 작품들이 강세를 보였다. 코로나로 미국 영화 산업이 개점휴업 상황인 데다 TV에서도 스트리밍 서비스가 업계를 이끄는 추세가 반영됐다. 넷플릭스의 ‘퀸스 갬빗’이 TV영화·미니시리즈 부문 작품상을 각각 차지했다. ‘퀸스 갬빗’에서 천재 체스 플레이어를 연기한 안야 테일러 조이는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박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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