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데이픽] 안식년 마치고 돌아온 이문세 外
[아무튼, 주말]
입력 2020.11.14 03:00
케이문에프엔디
◇ 대중음악 | 이문세 콘서트
안식년을 마친 가수 이문세는 어떤 모습일까.
그가 2년여 만에 서울 공연 무대로 돌아온다. 소속사 케이문에프엔디는 이문세 콘서트 ’2020 Theatre 이문세'가 이달 13~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을 시작으로, 20~21일 부산 남구 드림씨어터, 다음 달 11~12일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 18~19일 대구 EXCO 5층 컨벤션홀에서 공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지난 3월 예정됐다가 코로나 사태로 연기된 무대다. 이문세는 매년 공연을 열었으나, 지난해 1년간 안식년을 가졌다. 그 후 공연이 코로나 사태로 몇 차례 연기됐고, 이번에 드디어 다시 열리게 된 것. 이문세는 인스타그램에 “서울을 시작으로 올해가 끝나기 전 다행스럽게도 몇 번의 공연을 함께하게 됐다”며 “어쩜 무대에서 한 소절도 못 부를지도 모른다”며 익살스러운 글을 올렸다.
이번 공연은 지난 1일 정부가 발표한 사회적 거리 두기 개편 방안에 따라 ‘동반인 외 거리 두기’ 좌석으로 운영한다. 공연 참여진은 ’2018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장관표창'을 받은 김미경 기술감독, 국내 최고의 무대 디자이너 서울예대 정승호 교수, 이문세와 10년 이상 호흡을 맞춘 음향 디자이너 윤청현 감독 등 대형 공연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국내 정상급 스태프가 함께한다. 여기에 이종석 서경대 뮤지컬학과 교수가 합류해 ‘붉은노을’ ‘옛사랑’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등 명곡들에 뮤지컬적 요소가 더해질 예정이다.
조설화 케이문에프엔디 이사는 “매일 관객에 의해 공연의 곡들과 분위기가 조금씩 바뀐다”며 “이것은 이문세이기에 가능한 연출로 기대하셔도 좋다. 올해 최고의 콘서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연극 | 신의 아그네스
스물한 살 수녀 아그네스의 방에서 탯줄로 목이 졸린 갓난아기의 시체가 발견됐다. 천상의 목소리로 자비송을 부르고 예수의 오상(五傷)처럼 손바닥에서 피를 흘리는 기적의 수녀 아그네스, 신비와 기적을 믿고 싶어하는 미리엄 원장 수녀, 과학적 증거만을 신봉하는 법정 정신과 전문의 닥터 리빙스턴. 세 사람은 거울을 보듯 자신의 기억을 서로에게 투영하고, 각자가 품은 서로 다른 진실이 무대 위에서 충돌한다. 윤석화·전미도 등 숱한 스타를 낳은, 배우가 돋보이는 작품. 연극 ‘환희 물집 화상’으로 올해 서울연극제 연기상을 받은 이지혜가 아그네스를, TV·영화로 보폭을 넓힌 30년 연극배우 이수미가 원장수녀를, 배우 박해미가 닥터 리빙스턴을 연기한다. 29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 클래식 | 백건우 베토벤 협주곡
“고난을 헤치고 환희로.”
악성(樂聖) 베토벤이 고통으로 얼룩진 삶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이어가려고 스스로 되뇌었던 좌우명이다. 이를 되새기는 무대가 14 일 오후 5 시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연주로 펼쳐진다. 베토벤은 20대 중반부터 음악가로서는 절망적인 질병인 청력 상실에 시달렸다. 그러나 작곡 활동은 한순간도 멈추지 않았고, 그때 쓰인 수많은 작품은 지금까지도 후대 음악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백건우는 지휘자 정치용이 이끄는 KBS교향악단과 함께 베토벤의 코리올란 서곡과 피아노 협주곡 2 번,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서곡과 피아노 협주곡 4 번을 차례대로 들려준다. 지난 6월 코로나 탓에 포기해야 했던 베토벤 협주곡 무대가 다섯 달 만에 되살아난 셈이다.
◇ 넷플릭스 | 퀸스 갬빗
‘퀸스 갬빗(The Queen’s Gambit)’은 체스의 유명한 전술 중 하나다. 폰을 초반부터 희생하면서 좋은 포지션을 선점하는 방식.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퀸스 겜빗’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1960년대 체스 게임장에 등장한 천재 고아 소녀의 이야기다.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가족을 잃고 보육원에 맡겨진 아홉 살 베스 하먼이 약물 중독 등을 이겨내고 세계 최정상 체스 선수로 성장하는 과정을 흡인력 있게 그려낸다. 특히 베스를 연기한 배우 안야 테일러 조이는 하먼 그 자체. ‘포스터만 보고 시청을 결정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1950~60년대 유행한 패션과 음악을 보는 재미도 놓치지 마시길.
◇ 영화 | 내가 죽던 날
유서 한 장을 남긴 채 외딴 섬의 절벽에서 사라진 소녀(노정의). 그 소녀의 종적을 추적하는 여형사(김혜수). 이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미는 섬마을 주민(이정은)까지. 12일 개봉한 ‘내가 죽던 날’은 여성 영화라는 사실을 소리 높여 외치지 않으면서도 여성의 서사를 섬세하게 풀어간다는 점에서 사려 깊은 작품이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박지완 감독과 세 명의 주연 배우가 모두 여성. 넓게 보아서 여성들의 연대에 대한 이야기로 볼 수 있지만, 그 사실을 염두에 두지 않아도 감상에 별다른 영향이나 지장이 없을 만큼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여성을 범죄의 피해자 같은 수동적 존재로 묘사하는 데 그쳤던 한국 영화계의 고질적 약점을 떠올리면 분명 의미 있는 진일보다.
이혜운 기자 편집국 문화부 기자
음악과 음식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음악과 음식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태훈 기자 편집국 문화부 기자
김경은 기자 편집국 문화부 기자
남정미 기자 편집국 주말뉴스부 기자
김성현 기자 편집국 문화부 기자
'교육제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린 민주주의로 포장한 독재 시대에 살고있다 (0) | 2020.11.16 |
---|---|
[예쁜 말 바른 말] [166] '애송이'와 '애숭이' (0) | 2020.11.15 |
지킬 게 많았던 중국과 로마, 장벽부터 쌓았다 (0) | 2020.11.14 |
[변희원 기자의 한 點] 부모에게 복수 꿈꿨지만… 칼 버리고 꽃을 품었습니다 (0) | 2020.11.14 |
[민태기의 사이언스토리] 과학자 72명 이름을 새긴 에펠탑이 주는 메시지 (0) | 2020.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