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왜 모순 됩니까!"···법정 선 조국, 검사 말 자르고 버럭
[중앙일보] 입력 2020.11.03 16:23 수정 2020.11.0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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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수 감찰무마 혐의'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그게 왜 모순이 됩니까!"
조국 "유재수 사건은 내 업무의 100분의 1"
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재판. 이날 증인석에 앉아 진술을 한 조 전 장관은 "유재수 감찰은 제 업무의 100분의 1"이었다"는 자신의 진술에 검사가 "완전 모순"이라고 지적하자 "그게 왜 모순이 됩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정에서 檢질문 맞받아친 조국
조 전 장관이 앉은 자리 앞에 마이크가 켜져있어 화가 난듯한 그의 목소리가 법정 내에 울렸다. 조 전 장관은 검사가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최고의 권력기관"이라 지칭할 때도 "최고의 권력기관이 아닙니다"라고 바로 반박했다.
공판 검사 역시 이런 조 전 장관의 반박에 황당하다는 듯 손짓 제스쳐를 취하며 "제가 말한 다음에 답변하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날 법정에선 증인석에 앉은 조 전 장관과 조 전 장관을 수사했던 검사들간에 팽팽한 신경전이 오갔다. 조 전 장관이 법정에서 증언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전 장관과 함께 기소된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은 조 전 장관 증언석 뒤에 앉아 증언을 지켜봤다. 박 전 비서관은 차렷자세를 유지했고, 그 옆에 있던 백 전 비서관은 법정이 답답한 듯 몸을 이리저리 비틀었다. 문재인 정부 1기 민정수석실의 수석과 주요 비서관들이 모두 한 법정에 공범 혐의를 받으며 앉아있었다.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사진)도 조국 전 장관의 감찰무마 의혹 공범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법정에 출석하던 박 전 비서관의 모습. [연합뉴스]
조국, 재판 시작된 뒤 처음으로 진술
조 전 장관은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의 핵심 피고인이다. 하지만 이날은 박 전 비서관과 백 전 비서관에 대한 증인 신분으로 진술했다. 조 전 장관은 증언을 거부했던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 때와 달리 자신이 기억하는 사실들을 의견과 덧붙여 막힘없이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청와대 감찰 과정에서 유재수 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의 비위를 확인했다고 했고, 감찰에 응하지 않은 유 전 국장에 대해 "불쾌했다""계속 감찰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유 전 국장에 대한 참여정부 인사들의 구명운동이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은 유 전 부시장의 감찰 사건의 중요성을 두고는 검찰과 의견을 달리했다. 그가 버럭 목소리를 높인 것 역시 이 부분에 대한 검사와의 의견 차이 때문이었다.
지난해 11월 서울동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유재수 전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의 모습. [뉴스1]
공판 검사 "제 말 끝나면 말하시라"
공판 검사는 조 전 장관에게 "당시 청와대 감찰 사건 중 참여정부 인사(김경수 경남지사 등)에 민원이 들어온 경우가 있었느냐""이 사건 말고 백원우 민정비서관에게 직접 알아보라고 한 감찰건이 있었느냐"며 유재수 감찰무마 사건의 특수성을 부각했다. 다음은 조 전 장관과 검사간의 질의응답 중 일부.
조국 전 장관 증인신문 중
검찰=특감반에서 유재수 감찰 당시 여권 유력인사들의 구명운동으로 압박을 느꼈다고 하는데, 민정수석이라면 그 인사들이 누군지 파악했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조국 전 법무부 장관=백원우 비서관에게 그 부분은 지시했습니다. 이 사건 자체가 현미경처럼 확대해서 봐서 그런 것이지, 그 당시 시점에 유재수 사건은 제 업무 중 100분의 1정도로 보고 받는 사건이라 집중하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사안을 보고받고 지시해야하는 상황이었고, 검찰, 국정원 개혁방향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해야 해 유재수 문제로 깊게 논의할 수 없었습니다.
검=증인 말씀하신 것 완전 모순되는데, 유재수 사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시면서, 백원우 전 비서관 통해 구명운동 하는 참여정부 인사들이 누군지 알아보라고 하는 것은 모순되는 것 아닙니까.
조국=그게 왜 모순이 됩니까?(목소리 매우 높임) 모순되지 않습니다. (말 빨라짐)
검=제가 말하고 말씀하세요. 백원우 비서관에게 알아보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 사건이라 인식했자면 민정차원에서 신경써야 하는 것 아닙니까?
조국=저에겐 반부패비서관실 감찰업무 말고 수많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반부패, 민정, 법무비서관실 등 수많은 보고가 이뤄졌습니다. 반부패 업무도 10가지가 넘습니다. 그중에서 유재수 사건이라 1/100도 안된다는 겁니다. 백원우 전 비서관에겐 통상적 감찰과 달리 참여정부 때 사람들의 구명운동이 드러오니 알아봐달라고 한 것입니다. 그게 어떻게 모순입니까.
※일부 내용 압축 및 생략
검사는 이런 조 전 장관의 답변에 "민원 넣은 사람에게 민정실은 경고를 줘야하지 않나. 왜 이 문제를 다 백 전 비서관에게 떠넘기냐. 백 전 비서관이 다 알아서 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조 전 장관은 다시 "그렇게 말하지 않았습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말도 빨라졌다. 다시 검사가 "민정수석실은 최고의 권력기관이죠?"라고 묻자 "최고의 권력기관이 아니다"고 답했다.
지난달 29일 '사모펀드 및 자녀 입시비리' 등의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재판에 출석하던 모습. [뉴스1]
조국, 입시비리 혐의 진술은 불확실
검찰과 조 전 장관은 이날 법정에서 유재수의 감찰 종료와 중단 중 무엇이 맞는지를 두고 계속해 언쟁을 벌였다. 검찰은 특감반 감찰에서 유재수의 비위사실이 충분히 확인된 점, 감찰이 비정상적으로 중단된 점을 강조했다. 조 전 장관은 "감찰에 대한 최종 결정 권한은 민정수석에게 있다"며 유재수 감찰이 중단된 것은 위법하지 않다고 맞섰다.
이날 법정에서 진술한 조 전 장관이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공범으로 기소된 입시비리와 증거인멸 혐의 심리에서 진술을 할지는 미지수다. 조 전 장관은 검찰 수사 때도 유재수 감찰무마 사건에 대해서만 진술했다. 다른 혐의와 관련한 수사에선 진술거부권을 행사해왔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그게 왜 모순 됩니까!"···법정 선 조국, 검사 말 자르고 버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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