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복과 불복, 갈림길에 선 美민주주의
[오늘 美 대선]
입력 2020.11.03 03: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각) 아이오와주 더뷰크 지역 공항에 마련된 유세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 아이오와,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플로리다 등 남북부를 종횡무진으로 넘나들며 무려 다섯 주에서 세 몰이에 나섰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편투표 집계가 끝나지 않은 대선 당일(3일) 밤에 ‘조기 승리’를 선언할 계획을 세웠다고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또 트럼프는 이날 “선거가 끝나자마자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 우편투표를 문제 삼아 소송을 걸겠다”고 했다. 사실상 선거 불복 가능성을 시시한 것이다. 미 역사상 한 번도 없었던 선거 불복 사태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악시오스는 1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가 선거 당일 개표에서 자신이 앞서고 있을 경우 그날 밤 단상에 올라가 승리를 선언할 것이라고 측근들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완전히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플로리다와 애리조나 같은 핵심 경합주 몇 곳에서 자신이 앞서 나갈 경우 먼저 승리를 선언할 것이란 얘기다.
경찰·시위대 벌써 충돌… 약탈 방어막 두른 뉴욕 명품거리 - 1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경찰들이 반(反)트럼프 시위를 벌이는 사람을 체포하고 있다(위 사진). 시위대는 이날 트럼프 지지자들의 자동차 퍼레이드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아래 사진은 대선을 둘러싼 혼란 가능성에 대비해 같은 날 뉴욕 5번가 백화점‘삭스 피프스 애비뉴’의 쇼윈도가 합판으로 가려진 모습. 미국에선 대선일(3일) 전후 트럼프·바이든 지지자들의 폭력 시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PA·AFP 연합뉴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지지층은 선거 당일 투표를 선호하고,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층은 우편투표와 사전 현장투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대선 당일 현장 투표가 먼저 개표되면 트럼프가 바이든을 앞서다가, 우편투표 개표 속도가 붙으면 격차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미국 50주(州) 가운데 22주는 선거일 이후에 도착하는 투표용지도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있고, 개표 방식도 모두 다르다. 이 때문에 최종 선거 결과가 나오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조기 승리를 선언하면 대혼란이 불가피하다.
트럼프는 이날 ‘조기 승리’ 선언 가능성 보도에 대해 “거짓말”이라면서도 “선거가 끝난 이후에 (우편) 투표용지를 모을 수 있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우리는 대선일 밤에 선거가 끝나자마자 (법정으로) 갈 것이다. 우리는 변호인단과 함께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대선일 전후 양측 지지자들의 폭력 시위 발생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지지자의 22%와 트럼프 지지자의 16%는 각각 “우리 편이 지면 시위에 나서거나 폭력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워싱턴= 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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