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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완의 사이언스 카페] 중금속 오염이 불러낸 뉴칼레도니아의 검은색 바다뱀
입력 : 2017.08.15 03:15
희고 검은 줄무늬 가진 바다뱀… 뉴칼레도니아서 온통 검게 변해
체내 쌓이는 중금속 배출 위해 멜라닌 색소 늘렸기 때문인 듯
검은나방 나온 英 산업혁명처럼 산업화로 인한 수질 오염이 원인

여름휴가지로 많은 이가 태평양에 뿌려진 섬들을 꿈꾼다. 파란 하늘 아래 산호초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쪽빛 바다와 드넓게 펼쳐진 하얀 모래밭. 호주 동쪽에 있는 뉴칼레도니아는 사람들이 상상하는 그대로의 자연이다. 그곳은 여행사 사무실 벽에 붙이면 그만일 풍경을 자랑한다.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어 할 뉴칼레도니아의 바다가 산업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19세기 중반 영국, 높은 굴뚝에서 쏟아낸 석탄 검댕으로 뒤덮인 맨체스터에서 검은색 가지나방이 발견됐다. 원래는 흰색이던 것이 산업화로 검게 변한 이른바 '공업암화(工業暗化·industrial melanism)' 현상이다. 이번에 뉴칼레도니아 바다에서도 산업화의 여파로 바다뱀의 색이 역시 검게 변한 것으로 드러났다.
호주 시드니대의 릭 샤인 석좌교수는 지난 10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프랑스령(領) 뉴칼레도니아의 수도 누메아 인근 바다에 사는 거북머리바다뱀이 원래 흰색과 검은색 줄무늬이던 것이 최근 몸 전체가 검은색으로 변했다고 발표했다. 길이 1m 정도인 거북머리바다뱀은 산호초에서 자리돔 같은 작은 물고기의 알을 먹고 산다.
산업혁명기 가지나방의 공업암화는 교과서에서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나온다. 흰색 나방은 검댕으로 덮인 도시에서 새의 눈에 잘 띈다. 그만큼 개체 수가 줄었다. 반면 주변과 같은 검은색으로 위장한 나방은 새의 눈을 피할 수 있어 수가 늘어났다. 흰색 나방이 다시 돌아온 것은 대기정화법의 효력이 나타나기 시작한 1960년대 이후였다.
샤인 교수는 바다뱀의 색이 검게 변한 것은 나방과 마찬가지로 산업화가 원인이긴 하지만 목적은 다르다고 봤다. 바다뱀이 사는 해수면 아래가 최근 검게 변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위장을 위한 변화로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대신 연구진은 중금속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어 할 뉴칼레도니아의 바다가 산업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19세기 중반 영국, 높은 굴뚝에서 쏟아낸 석탄 검댕으로 뒤덮인 맨체스터에서 검은색 가지나방이 발견됐다. 원래는 흰색이던 것이 산업화로 검게 변한 이른바 '공업암화(工業暗化·industrial melanism)' 현상이다. 이번에 뉴칼레도니아 바다에서도 산업화의 여파로 바다뱀의 색이 역시 검게 변한 것으로 드러났다.
호주 시드니대의 릭 샤인 석좌교수는 지난 10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프랑스령(領) 뉴칼레도니아의 수도 누메아 인근 바다에 사는 거북머리바다뱀이 원래 흰색과 검은색 줄무늬이던 것이 최근 몸 전체가 검은색으로 변했다고 발표했다. 길이 1m 정도인 거북머리바다뱀은 산호초에서 자리돔 같은 작은 물고기의 알을 먹고 산다.
산업혁명기 가지나방의 공업암화는 교과서에서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나온다. 흰색 나방은 검댕으로 덮인 도시에서 새의 눈에 잘 띈다. 그만큼 개체 수가 줄었다. 반면 주변과 같은 검은색으로 위장한 나방은 새의 눈을 피할 수 있어 수가 늘어났다. 흰색 나방이 다시 돌아온 것은 대기정화법의 효력이 나타나기 시작한 1960년대 이후였다.
샤인 교수는 바다뱀의 색이 검게 변한 것은 나방과 마찬가지로 산업화가 원인이긴 하지만 목적은 다르다고 봤다. 바다뱀이 사는 해수면 아래가 최근 검게 변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위장을 위한 변화로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대신 연구진은 중금속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영완의 사이언스 카페] 중금속 오염이 불러낸 뉴칼레도니아의 검은색 바다뱀](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708/14/2017081402138_1.jpg)
2014년 뉴칼레도니아대의 클레어 고이랑 박사는 영국왕립학회가 발간하는 '바이올로지 레터스'에 바위비둘기의 검은색 깃털이 밝은 색 깃털보다 아연 같은 중금속을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검은색을 내는 색소(色素)인 멜라닌이 중금속과 더 잘 결합하므로 검은색 깃털이 체내 중금속의 축적을 막아준다며, 중금속 오염이 심할수록 검은색 비둘기가 증가한다고 추정했다. 샤인 교수는 고이랑 박사와 같이 연구한 경험이 있어 그의 논문을 잘 알았다. 그는 비둘기 연구를 바다뱀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시드니대 연구진은 지난 13년간 수집한 거북머리바다뱀 표본 1400점을 분석했다. 원시 그대로 바다에서는 일곱 중 하나꼴로 검은색 바다뱀이 나왔지만, 니켈 공장이 있는 수도 누메아의 앞바다처럼 중금속 오염이 심한 곳에서는 다섯 중 넷이 검은색이었다.
연구진은 바다뱀의 검은색이 중금속 제거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뱀 허물 17점을 분석했더니 납이나 아연, 니켈 같은 중금속이 도시 주변 바다에 사는 검은색 바다뱀에게서 훨씬 많이 검출됐다. 줄무늬가 있는 바다뱀도 흰색보다 검은색 피부에 중금속이 많았다. 중금속이 멜라닌에 집중적으로 결합한다는 뜻이다. 게다가 검은색 바다뱀은 흰 줄무늬가 있는 바다뱀보다 두 배나 자주 허물을 벗었다. 결국 바다뱀은 피부 바깥쪽의 멜라닌으로 중금속을 붙잡았다가 허물과 함께 몸 밖으로 배출한다고 볼 수 있다.
일부에서는 바다뱀이 검게 변한 것은 기온 탓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검은색이 빛을 잘 흡수하므로 온도가 낮은 곳에서 유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매연이 심해 햇빛의 양이 줄어들면 무당벌레의 색이 검은색으로 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샤인 교수는 육지에 사는 뱀은 검은 피부가 열 흡수에 도움이 되지만 바다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기온이 떨어져도 바닷물이 일종의 단열재 역할을 하므로 검은색 피부가 바다뱀에게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지난해 영국 리버풀대 연구진은 가지나방의 DNA에 유전자 하나가 추가되면서 몸이 검은색으로 변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와 같은 DNA 돌연변이를 거 꾸로 추적해 검은색 가지나방을 부른 유전자 변이가 1819년에 처음 일어났음을 알아냈다. 검은색 가지나방이 처음 사람 눈에 뜨인 것은 1848년의 일이며, 곤충학자 제임스 윌리엄 터트가 논문에서 자연선택의 사례로 발표한 해가 1896년이었다. 어쩌면 바닷속 공업암화도 자연이 보내는 경고음을 사람들이 듣지 못해서 그렇지 이미 수십년 전부터 진행됐을지 모른다.
시드니대 연구진은 지난 13년간 수집한 거북머리바다뱀 표본 1400점을 분석했다. 원시 그대로 바다에서는 일곱 중 하나꼴로 검은색 바다뱀이 나왔지만, 니켈 공장이 있는 수도 누메아의 앞바다처럼 중금속 오염이 심한 곳에서는 다섯 중 넷이 검은색이었다.
연구진은 바다뱀의 검은색이 중금속 제거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뱀 허물 17점을 분석했더니 납이나 아연, 니켈 같은 중금속이 도시 주변 바다에 사는 검은색 바다뱀에게서 훨씬 많이 검출됐다. 줄무늬가 있는 바다뱀도 흰색보다 검은색 피부에 중금속이 많았다. 중금속이 멜라닌에 집중적으로 결합한다는 뜻이다. 게다가 검은색 바다뱀은 흰 줄무늬가 있는 바다뱀보다 두 배나 자주 허물을 벗었다. 결국 바다뱀은 피부 바깥쪽의 멜라닌으로 중금속을 붙잡았다가 허물과 함께 몸 밖으로 배출한다고 볼 수 있다.
일부에서는 바다뱀이 검게 변한 것은 기온 탓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검은색이 빛을 잘 흡수하므로 온도가 낮은 곳에서 유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매연이 심해 햇빛의 양이 줄어들면 무당벌레의 색이 검은색으로 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샤인 교수는 육지에 사는 뱀은 검은 피부가 열 흡수에 도움이 되지만 바다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기온이 떨어져도 바닷물이 일종의 단열재 역할을 하므로 검은색 피부가 바다뱀에게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지난해 영국 리버풀대 연구진은 가지나방의 DNA에 유전자 하나가 추가되면서 몸이 검은색으로 변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와 같은 DNA 돌연변이를 거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14/201708140223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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