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닮은꼴? 베트남 청년 고용 문제에 숨겨진 진실
1. 베트남은 '젊은 나라'인데 왜 일할 사람이 없을까?
‘인구 1억 명, 평균 나이 30대 초반’.
이 문장만 보면 베트남은 에너지 넘치는 젊은 나라로 보입니다. 실제로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 중 하나이며, 제조업과 IT 산업 모두 외국 자본의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는 다릅니다.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맥줏집을 운영하는 한 사장은 “젊은 사람들이 아르바이트조차 하려 들지 않는다”고 토로합니다. 단순 노동 인력이 부족해 지인까지 동원해 구인해야 하는 실정이라는 겁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젊은 인구가 넘치는 나라에서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는 역설. 이 모순의 중심에는 이른바 **‘3무(無) 청년’**이 있습니다.
학교도 안 가고, 일도 안 하고, 배우지도 않는 3무 청년 135만 명. 베트남 노동시장에 어떤 변화가 이들을 움직이지 않게 만들었을까요?
2. ‘3무 청년’ 135만 명, 그들이 일하지 않는 이유
2025년 1분기 기준, 베트남의 15~34세 청년 중 무려 135만 명이 학교에 다니지 않고, 직업 교육을 받지도 않으며, 취업 활동도 하지 않는 이른바 ‘3무 청년’(현지에서는 ‘3콤 청년’)으로 분류됐습니다.
이는 전체 청년 인구의 약 10.4%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이들은 일하지 않음은 물론, 일하려는 의지도 없는 상태입니다. 한국식으로 말하면 **‘니트족’(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청년층은 단순히 게으르거나 의욕이 없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와 사회적 변화의 복합적인 결과물일 가능성이 큽니다.
- 시급이 너무 낮고 노동 강도는 높다
- 장시간 근무에 비해 워라밸이 보장되지 않는다
- 직업적 성장의 사다리가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단순한 ‘게으름 탓’이 아닌 사회 구조 속에서 선택한 무직 상태일 수 있습니다.
낮은 임금과 높은 노동 강도, 불안정한 근무 환경. 청년들이 일자리를 회피하는 이유는 개인 탓이 아닌 구조적 문제일 수 있습니다.
3. 단순한 게으름이 아니다: 고용시장 구조의 문제점
베트남의 최저 시급은 지역별로 다르게 책정되며, 호찌민시와 같은 1지역은 약 2만3800동(한화 약 1,300원) 수준입니다.
어떤 가게는 이보다 조금 높은 2만4000동을 제시하지만, 여전히 생활을 유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또한, 아르바이트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불안정한 고용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유니폼을 받고 바로 그만두는 알바생 사례는 일상적으로 들립니다. 한 번이라도 혼이 나면 다음 날 출근하지 않는 일도 흔합니다.
사무직 역시 상황이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 하는 일에 비해 임금이 적다”, **“복지가 약하다”**는 이유로 이직을 반복하는 청년들도 많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인력 관리가 어렵고, 청년들 입장에서는 미래가 불안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특히 **워라밸(work-life balance)**과 자아실현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특징이, 안정되지 못한 노동시장과 충돌하면서 취업 회피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4. 이건 꼭 한국 같다? 한-베 청년 실업의 평행이론
놀랍게도 이와 같은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도 익숙합니다. 2025년 기준, 한국의 ‘쉬었음’ 청년 인구는 50만 400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베트남과 똑같이 “일할 사람이 없다”는 현장과 “일자리가 없다”는 청년의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죠. 한국 역시 농촌과 중소기업 등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젊은 세대가 단순 노동을 기피하면서 중간 단계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이는 저출산·고령화 문제까지 연결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베트남의 상황은 단지 개도국의 성장통일 뿐일까요?
아니요. 고용 구조와 청년 세대의 변화라는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한국과 베트남은 유사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청년들이 다시 일하고 싶어지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요? 베트남의 청년 고용 정책과 함께 한국의 해법도 함께 짚어봅니다.
5. 청년들이 다시 일하게 하려면 필요한 것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베트남 정부는 최근 IT 창업 지원, 직업 교육 확대,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도입하며 청년층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베트남은 모모페이, VNG와 같은 유니콘 기업이 등장할 만큼 IT 기반 스타트업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젊은 인재들이 이 분야에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이죠. 하지만 이 역시 청년 전반의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기술 기반 인재에게만 열려 있고, 단순 노동 시장의 일자리 공백을 해소하진 못합니다. 결국 청년들이 다시 일하고 싶어지려면,
- 정당한 보상
- 성장 경로의 명확화
- 일과 삶의 균형 보장
이 세 가지가 기본적으로 마련돼야 합니다. 그리고 이건 단지 베트남만의 숙제가 아닙니다. 한국 역시 같은 해법을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시점입니다.
🔍 마무리하며: 청년이 일하지 않는 나라에 미래는 없다
"청년이 일하지 않는 나라에는 희망이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과 베트남 모두, 젊은 세대가 다시 일하고 싶어지는 사회 시스템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그 대가는 미래 세대 전체가 짊어지게 될지도 모릅니다.
한때 ‘근면성실함’으로 불렸던 한국, 그리고 지금 그 수식어를 얻은 베트남. 그 표현이 다시 다른 나라로 넘어가기 전에, 우리 모두가 깊이 고민해야 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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