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 가꾸기는 산불 예방에 효과적인가? 실제 사례와 환경단체의 주장 속 진실은

1. 산불 예방을 위한 숲 가꾸기, 효과는 과연 있을까?

매년 반복되는 대형 산불 속에서 정부와 산림청은 “숲 가꾸기”를 산불 예방의 핵심 정책 중 하나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숲 가꾸기는 일반적으로 수목의 생장 상태를 개선하고, 병해충 예방, 목재 자원 확보 등을 목표로 하며, 동시에 산불에 강한 숲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산림청에 따르면, 울창한 산림의 하층 식생(낙엽, 덤불, 마른 가지 등)을 정리하면 산불의 초기 확산을 막을 수 있고, 진화 작업이 훨씬 수월하다고 합니다. 실제로 해외에서도 ‘기계적 솎아내기’나 ‘처방적 산불(Prescribed burn)’ 같은 방식으로 숲을 관리하며, 이는 산불 확산을 막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전혀 다른 시각을 보입니다.

2. 환경단체가 지적하는 숲 가꾸기의 문제점

환경단체와 일부 전문가들은 숲 가꾸기 사업이 오히려 산불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숲 가꾸기 사업이 침엽수인 소나무 위주로 보존하고, **활엽수(참나무, 느티나무 등)**는 제거하는 방식이라는 점입니다. 소나무는 휘발성 오일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불에 쉽게 타는 특성이 있으며, 이는 산불 확산에 취약합니다. 반면, 참나무류는 두꺼운 껍질로 덮여 있어 발화점이 높고 산불에 강합니다.

둘째, 하층 식생을 제거하면 숲 속의 습도 유지 기능이 약화되어 건조해지고, 산불 발생 시 확산 속도가 빨라진다는 주장입니다. 이들은 잡목과 낙엽이 빽빽한 숲은 오히려 바람을 막아 불길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합니다.

셋째, 일부 환경 단체는 진화 헬기가 물을 투하할 때 발생하는 강한 하강풍이 낙엽을 날리며 산불을 더 확산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는 예외적인 경우일 수 있지만, 이러한 주장이 언론 보도와 결합되면서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3. 하동 vs 합천 산불 사례 비교: 무엇이 달랐나

2023년 3월에 발생한 경남 지역의 하동 산불과 합천 산불은 숲 가꾸기와 임도 정책의 효과를 비교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떠올랐습니다. 산림청은 합천에 임도가 잘 구축되어 있어 진화차가 밤새 진입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진화율 8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반면, 임도가 부족했던 하동은 **진화율이 17%**에 그쳐 대응이 늦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환경단체 측 주장은 정반대입니다. 합천의 경우 숲 가꾸기 사업으로 하층 식생이 제거되었고, 그로 인해 산불이 나무 꼭대기까지 번져 총 162헥타르가 소실되었다고 합니다. 반면, 하동은 숲을 손대지 않아 하층이 촉촉하게 유지됐고, 자연적으로 91헥타르만 타다가 스스로 꺼졌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동일한 산불 상황에서도 전혀 다른 해석이 나오고 있는 이유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정책적 해석이 앞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 결론: 무엇이 진실인가, 그리고 필요한 방향은?

‘숲 가꾸기’가 산불 예방에 무조건적으로 효과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동시에 환경단체의 주장이 전적으로 옳다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객관적인 데이터, 현장 실험, 국제 비교 연구를 바탕으로 검증된 정책을 세우는 것입니다.

산림청은 내화수림(불에 강한 숲) 조성, 수종 다양화, 임도 설계 기준 개선 등 보다 정밀한 관리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으며, 환경 단체도 과학적이고 균형 잡힌 비판을 통해 공론장을 선도해야 할 것입니다. 정책은 환경과 안전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문제입니다. 따라서 정치적, 감정적 주장보다는 데이터 기반의 합리적 접근이 절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