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로 영어를 정복하자 – 철학과 언어가 만나는 지점
I. 공부란 무엇인가? 공자의 지혜에서 배우는 진짜 학습
중국 고대의 성현 공자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
“아는 사람보다 좋아하는 사람이 낫고, 좋아하는 사람보다 즐기는 사람이 낫다.”는 뜻입니다.
이는 단순히 지식을 축적하는 것을 넘어, 학문을 진정으로 즐기는 자세야말로 깊이 있는 배움과 자기 성장의 출발점임을 시사합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의 교육 현실은 어떨까요?
입시와 자격증, 성적 중심의 주입식 학습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공부는 고통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는 단지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회 전반의 지적 수준, 사고의 깊이, 비판적 사고의 부재로까지 이어지는 구조적 문제이기도 합니다.
II. 사라져가는 사유 – 역사 교육은 어떻게 철학을 잃었는가
역사를 ‘외우는 것’으로만 여기는 교육은 사고의 폭을 제한합니다.
예를 들어, 이순신 장군의 무용담을 단순히 기억하기보다는, 왜 조선이 외세에 무력할 수밖에 없었는지, 당쟁과 양반제도가 국가를 어떻게 약화시켰는지를 생각하는 것이 진정한 역사 공부입니다.
중세 유럽의 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는 “한 권의 책만 읽은 사람은 위험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특정 시각이나 방식에만 몰입하면, 전체를 보지 못하고 오히려 왜곡된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역사 공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단편적 암기가 아니라,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그 의미는 무엇인지를 묻는 사고의 훈련이 필요합니다.
III. 노년기 외국어 학습 – 치매 예방을 넘어 삶의 품격으로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많은 이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존엄성의 상실'입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기억력 감퇴와 치매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외국어 학습이 노년기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연구들이 다수 발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외국어를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단어의 뿌리와 구조를 이해하며 배우는 방식이 더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영어 단어의 어원을 분석하고, 한자와 연결지어 학습하면 기억에도 오래 남고, 흥미도 유지됩니다.
강상원 박사는 말합니다. “한자를 모르면 한국어도 제대로 번역할 수 없다.” 이는 단순한 해석을 넘어서, 언어의 뿌리와 철학적 맥락을 이해해야 진짜 번역과 사고가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IV. 한자의 힘 – 그림으로 배우는 의미의 내면화
예를 들어 봅시다.
**‘貧(가난할 빈)’**이라는 한자는 **貝(조개껍데기, 돈)**와 **分(나누다)**의 조합입니다. 재물이 나뉘어 부족해지는 모습에서 ‘가난’이라는 개념이 나옵니다. 이처럼 한자는 단순한 문자라기보다, 시각적 사고를 자극하는 그림 문자입니다.
또 다른 예로, **‘貝’**는 고대에 실제 화폐로 사용된 조개의 모양을 본떠 만들어졌습니다. ‘分’은 칼(刀)로 나누는 모습에서 유래한 글자입니다.
이처럼 각각의 부수(部首)와 의미를 이해하면 다른 단어들과의 연결이 쉬워지고, 사고의 확장이 일어납니다.
한자는 느린 속도로 깊이 있게 학습할 수 있기 때문에 노년기 학습에도 매우 적합한 방법입니다.
V. 영어 단어도 해체하자 – 음절과 어원 분석의 힘
영어 단어 역시 한자와 비슷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property’**라는 단어는 prop-er-ty로 나눌 수 있습니다.
- prop는 받침대, 지지대를 의미하며
- -er은 행위자,
- -ty는 성질을 나타내는 접미사입니다.
이렇게 구조를 이해하면 단어의 본래 의미가 머릿속에 남고, 암기가 아닌 이해 기반의 학습이 가능해집니다. 이는 곧 영어 실력 향상으로 이어질 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학습 습관을 만들어 줍니다.
VI. 결론 – 언어를 넘어 철학으로, 지식을 넘어 지혜로
한자와 영어의 접점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것은 단순한 언어 능력이 아닙니다. 이 두 언어는 각기 다른 문화권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인간의 사유 체계와 사고의 축적을 담고 있습니다. 한자의 상형적 기원은 고대인의 세계관과 자연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며, 영어 단어의 라틴·그리스계 어원은 서구 철학과 논리의 구조를 반영합니다. 이러한 언어적 기반을 배우는 과정은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익히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인간의 본질과 문명의 궤적을 탐구하는 철학적 여정이 됩니다.
노년에 이르러 공부를 다시 시작하는 것은 단지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실용적 선택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은 삶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과 성장의지, 그리고 자신만의 내면 세계를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깊은 노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상의 흐름과 단절되지 않기 위해, 새로운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를 잃지 않기 위해 배우는 그 과정은 고귀한 자기 성찰의 시간이 됩니다.
한자와 영어, 이 두 언어를 함께 공부하는 일은 곧 동양과 서양의 철학적 세계관을 동시에 접하는 일이며, 나와 세계를 연결하는 다리를 놓는 일입니다. 어떤 단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문제는, 결국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가에 대한 질문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것은 언어를 배우는 일이 아니라, 세계를 배우는 일이고, 나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배움은 나이에 상관없습니다. 오히려 인생의 후반부에 접어들수록, 외적인 경쟁보다는 내적인 성장과 평화를 추구하게 되고, 그 속에서 공부는 다시금 가장 인간적인 행위로 돌아옵니다. 지식을 넘어서 지혜를 향하는 길, 언어를 넘어서 철학을 닮아가는 길. 그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걸어야 할 공부의 길이며,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는 진정한 배움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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