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천일야화/우주선 누리호 발사-2021.10.21

온국민 두근두근 70분... “아이들에 역사적 장면 보여줬다”

최만섭 2022. 6. 22. 05:20

온국민 두근두근 70분... “아이들에 역사적 장면 보여줬다”

누리호 2차 발사 성공

입력 2022.06.21 22:29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발사일인 21일 오전 전남 고흥군 우주발사전망대에서 관람객들이 발사를 지켜보고 있다. 2022.6.21/연합뉴스

“3, 2, 1 와~ 이번에는 성공하자!”

21일 오후 4시쯤 전남 고흥군 영남면 우주발사전망대. 긴장감이 감도는 발사 카운트가 끝나자 전망대에서 직선거리로 15㎞ 떨어진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 발사대 주변으로 희뿌연 연기가 일고, 지축을 뒤흔드는 굉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곧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대지를 박차고 붉은 불기둥을 내뿜으며 위용을 드러냈다. 약 2분쯤 하늘로 솟구치던 누리호는 금세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누리호가 하늘을 날던 그 순간 전망대 안팎에선 4000여 명이 모여 환호와 탄성을 내질렀다. 이들 상당수는 발사 시작 3~4시간 전부터 전망대 주변 그늘막에 돗자리를 깔고 누리호 발사 순간을 기다렸다. 전망대 아래 남열해수욕장에도 1000여 명이 모여 역사적인 발사 장면을 봤다. 가족 단위 관광객들은 “아이들에게 역사적인 장면을 직접 보여주고 싶어 전망대를 찾았다”고 입을 모았다. 차로 2시간 30분쯤 떨어진 광주광역시에서 온 최창호(45)씨는 “초등학교에 미리 체험학습 신청서를 내고 아이 둘과 왔다”며 “곧 성공 여부가 발표되는데 마음이 두근두근 거릴 정도로 긴장된다”고 말했다.

관람객들은 전망대 앞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에서 나오는 실시간 상황을 예의 주시했다. 발사 초기에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방송이 나오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후 이날 오후 5시 10분쯤 정부의 공식적인 ‘발사 성공’이 발표되자, 전망대 주변에서 발사 장면을 지켜본 시민들은 소형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서로 부둥켜안고 팔짝팔짝 뛰는 사람도 있었고, 눈시울을 붉히는 사람도 있었다. 박모(34)씨는 “뭉클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고 했다. 경기 평택에서 가족과 함께 온 신지현(11)양은 “우리나라도 이제 우주 강국이 됐다”며 “전 세계가 오늘을 목격했을 텐데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시민들은 한결같이 누리호의 성공적인 발사를 기원했다. 발사 시간이 가까워지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유튜브 채널에는 실시간으로 2만5000명이 넘는 시청자가 몰렸다. 실시간 채팅으론 “XX여고 1학년 6반이 응원하고 있어요. 누리호 파이팅!” 등의 응원 메시지가 끊임없이 올라왔다. 누리호 발사 성공에 눈물을 훔치는 항우연 관계자들의 영상이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이 영상 아래에 “마음 고생 많았겠다, 이제 편히 쉬셔라” “어릴 때 미국이나 러시아 등 강대국들이 로켓 올리는 것을 보며 부러워만 했는데 정말 자랑스럽다” 등 응원하는 댓글을 수천 개 달았다.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는 인스타그램에 “누리호의 성공적 발사를 축하합니다”라며 “누군가의 숨 졸였던 무수한 시간들을 격려합니다”라고 소감을 적었다. 프랑스를 방문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에 “해외에서 듣는 고국의 낭보가 기쁘고 자랑스럽다”며 “이곳 파리에서도 많은 분들의 축하를 받았다”고 적었다.

TV 등으로 발사 장면을 지켜봤던 시민들도 벅찬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누리호 1차 발사에 이어 2차 발사도 생중계로 지켜봤다는 직장인 주모(26)씨는 “1차 때 실패했다 보니 2차라고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 않았는데 발사한 지 40분쯤 뒤 성능 검증 위성이 교신에 성공했다고 했을 때 실감이 났다”며 “이제 우주의 시대라는데 기대가 크다”고 했다. 대학생 황모(22)씨는 “조마조마한 마음보다는 성공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안고 지켜봤는데 우리나라도 자체 기술로 발사체를 쏘아 올리는 수준까지 왔구나 하는 마음이 들어 기뻤다”고 했다.

 
 
사회부 호남취재본부 기자 조홍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