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점령군놀이, 구속감” 인수위 “말 삼가라”
지방선거 코앞에 두고 現집권당·새정부 충돌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여러 활동을 비판하며 “구속 수사감”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부산에서 비대위 회의를 열고 “인수위의 불법적 월권행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하무인’ ‘점령군’ 등의 원색적 표현도 사용했다. 그동안 정권 교체기에 차기 정부를 향한 반대 진영의 비판은 늘 있었지만 이번 발언은 그 수위가 이례적으로 높았다. 인수위는 “발목 잡기를 삼가달라”고 했고, 국민의힘에서는 “대선에 불복하겠다는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6·1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민주당과 새 정부가 정면 충돌하는 모습이다.
윤 위원장은 최근 인수위가 하는 일들을 조목조목 거론하며 비판했다. 그는 “인수위는 정부 부처도 아닌 방송문화진흥회에 간담회를 빙자한 업무보고를 강행했고, 종편 4사와 SBS, EBS를 상대로도 밀실 간담회를 진행했다”며 “명백한 방송 장악 시도”라고 했다. 윤 위원장은 “공수처 업무보고 자리에서는 김진욱 공수처장에게 노골적으로 사퇴를 종용하는 일까지 있었다”며 “엄연한 불법행위”라고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 동생의 대학 동창인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신임 대표 ‘알박기’ 논란에 대해서도 “본업을 제쳐두고 ‘윤석열 사단’ 낙하산 자리 찾기에 혈안인 꼴”이라며 “염불에는 관심 없고 잿밥에만 눈이 먼 인수위가 더는 탈선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윤석열 당선인은 국정 농단 수사 당시 직권남용 혐의를 광범위하게 적용했다”며 “당시 검찰 잣대대로면 인수위의 불법은 모두 구속 수사감”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의 첫 단추인 인수위가 법과 원칙을 무시한다면 윤석열 정부 국정도 헌법과 법률을 파괴한 MB 정부 시즌2, 국정 농단 정권 시즌2가 될 수밖에 없다”며 “인수위의 불법행위가 반복되지 않게 당선인의 비상한 조치를 촉구한다”고 했다.
윤 위원장의 이날 발언에 대해 민주당 비대위 측은 “인수위의 잘못을 열거한 것으로, 정권 견제라는 본연의 의무를 하는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수도권 지역의 한 민주당 의원은 “윤 당선인과 날을 세우는 것이 지방선거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실제로 윤 위원장은 이날 부산 비대위에서 인수위에 대한 공격성 발언 외에 2029년까지 가덕도 신공항을 완공하겠다는 등 지역 공약을 다수 내놨다.
대선 패배 직후 이완된 당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목적도 있다. 당내에서 대표적 강경파로 꼽히는 최강욱 의원은 윤 당선인을 ‘윤석열씨’라고 칭하며 “망나니들 장난질에 무릎 꿇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강경 발언이 중도층에 거부감을 줘서 오히려 지방선거에 역효과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수위는 윤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부적절한 거친 표현으로 정부 인수인계를 방해하고 심지어는 발목 잡는 듯한 언행은 삼가주실 것을 다시 정중히 촉구한다”고 했다. 인수위 원일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인수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서 정권 이양기에 새 정부의 국정 과제를 선정하고 앞으로 새 정부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큰 그림을 그리는 작업에 몰두하고 매진하고 있다”며 “거친 표현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윤 위원장의 언행 자체가 상식을 벗어난 게 아닌가”라고 했다. 국민의힘 강민국 원내대변인은 “차기 정부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대선 불복이자 자신들만이 정당한 권력이라는 오만”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아무리 선거가 급하다지만 출범도 안 한 정부에 저주를 퍼붓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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