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내분"에…군기반장 김종인, 매일 아침 7시 집합시킨다
입력 2021.12.28 16:41
업데이트 2021.12.28 21:49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대선 ‘군기 반장’을 자처하고 나섰다.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 측의 갈등 같은 당내 잡음이 이어지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가 뚜렷해지자 칼을 빼든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2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메시지 통제나 선대위 개선에 적극 나서는 등 달라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먼저 선대위의 아침이 달라졌다. 매일 오전 7시에 윤 후보가 주재하고 김종인 위원장과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등이 참석하는 ‘총괄본부단장 회의’가 열린다. 선대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회의는 김종인 위원장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이날 윤 후보는 평소보다 2~3시간 일찍 당사로 출근해 회의를 주재했다. 한 회의 참석자는 “후보 메시지 점검부터 당내 논란과 여당 공세에 대한 각종 대응 전략을 다듬는 게 회의 목적”이라며 “이날 회의에서 임태희 본부장이 맡는 총괄상황본부가 비서실의 일정 및 메시지 업무를 지휘하기로 정리했다”고 전했다. 한 선대위 인사는 “이른 아침부터 당사가 북적북적해 이제야 선거를 치른다는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내부 메시지를 강하게 통제하겠다는 뜻도 강하게 드러냈다. 이날 오전 회의에서 “지금은 국가가 비정상적 상황일 뿐 아니라 대선이라는 전시 상황이기도 하다. 전시 상황에 걸맞게 긴장감 있는 일정과 메시지를 보여줘야 국민이 반응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전날 오후에는 예정에 없던 선대위 본부장급 긴급 회의를 소집해 “선대위 내부에 말의 혼선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당대표가 22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만나러 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대표도 김 위원장의 ‘군기 잡기’를 피해가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27일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정치 생명이 대선에 달렸다. 대선을 반드시 이겨야만 이 대표의 정치적 미래도 보장된다”고 쓴 소리를 했고,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와 당 대표가 같은 목소리를 내야 승리할 수 있다는 걸 이 대표가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선대위에 대폭 인적쇄신이 이뤄질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서는 “헛소리”라고 강한 어조로 일축했다. 같은 날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도 “선거를 해본 입장에서 선대위의 6본부는 통합이나 축소할 수 없는 조직”이라고 거들었다.
“하루 한번 내분” 지금까진 어땠길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주한미상공회의소(AMCHAM) 간담회에 참석, 통역기를 착용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간 국민의힘 내부 상황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중구난방”이라는 뒷말이 나왔다. 정책·공약 소개만 해도 윤 후보가 아니라 원희룡 정책총괄본부장이 마이크를 잡으면서 “윤 후보의 공약 같지 않다”는 반응이 나왔다. 또 후보의 현장 방문 일정과 메시지를 두고서도 “임팩트가 없다”는 평가가 많았다. 익명을 원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윤 후보의 행보, 공약, 메시지가 따로 놀아 윤 후보가 정확히 무엇을 지향하겠다는 것인지 알기 힘들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달 윤 후보가 선출된 뒤 컨벤션 효과로 지지율이 상승했을 땐 당 일각에 대선 승리보다 ‘잿밥’에만 관심을 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원한 야권 관계자는 “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한 요즘은 분위기가 달라졌지만, 당시만 해도 3월 보궐선거나 6월 지방선거 등을 바라보고 서로 잇속을 챙기려는 당 내 분위기가 상당해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선대위 인적 쇄신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만약 연초까지 윤 후보의 지지율 반등이 없으면 상당한 수준의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있다. 한 선대위 인사는 “새해 첫날 이후 윤 후보의 지지율이 어떻게 변동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김 위원장이 강력한 통제를 예고한 이상 이전과 같은 ‘1일 1내분’ 상황은 잦아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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