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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을 단죄해야 나라가 바로 선다!

[특파원 리포트] 인구의 10배 백신 확보한 EU

by 최만섭 2021.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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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인구의 10배 백신 확보한 EU

파리=손진석 특파원

입력 2021.08.13 03:00

 

 

 

 

 

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AP 연합뉴스

한국에서 정권을 잡고 있는 이들이 만약 유럽연합(EU)을 이끌고 있다면 이런 자랑을 했을 것이다. “우리 EU가 확보한 백신은 46억회분입니다. 4억4770만명인 EU 27회원국 인구의 10.3배나 됩니다. 그중 화이자 제품만 24억회분입니다. 화이자 백신만 모든 EU 시민이 5번씩 맞고도 남습니다. 대단하지 않나요?”

이런 숫자는 모두 사실이다. 한국 정부가 말하는 ‘확보’의 개념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EU는 확보 물량을 놓고 요란한 홍보를 하지 않는다. 배송 시기가 확정되지 않은 물량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EU는 조용히 백신 공급 계약을 하나둘 늘려가는 데 집중한다.

EU 수장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독일 하노버대 의대 교수 시절 전염병학을 가르쳤던 의사다. 그는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최고경영자(CEO)와 대서양을 가로질러 수시로 통화하고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백신 수급을 상의했다. 이렇게 폰데어라이엔이 스마트폰으로 백신 확보전에 직접 뛰어든 건 올해 1월이었다.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이 모더나 CEO와 화상 회의를 하는 모습을 연출한 때와 엇비슷한 시기다.

하지만 폰데어라이엔의 활약상은 석 달이 지나서야 언론에 나왔다. 그것도 유럽 언론이 아니라 뉴욕타임스 보도였다. 불라 CEO는 “(폰데어라이엔이) 바이러스와 백신에 대해 워낙 많이 아니까 깊은 토론이 가능했다”고 했다.

 

EU가 인구의 10배가 넘는 백신을 확보하고도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건 이유가 있다. 백신 수급이 느린 나라들 눈치를 보며 싹쓸이 아니냐는 비판을 피해가려는 측면이 있다. 동시에 급히 개발한 코로나 백신이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생산되지 않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 생산량과 배송 시기가 생각한 대로 맞아떨어질지 장담하기 어렵다. 모더나의 경우 자체 생산 시설 없이 위탁 생산만 하고 있어 상황이 가변적이다.

한국 정부가 지금까지 ‘확보’한 백신은 1억9300만명분이다. 인구의 4배에 가깝긴 하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제때 공급이 안 된다는 걸 모든 국민이 알게 됐다. EU는 인구의 10배 넘게 백신을 확보하고도 자랑하지 않고 있는데, 한국의 집권 세력은 마치 손에 쥔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한국의 느린 백신 접종 속도를 지켜보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15년간 이끌고 지난 5월 퇴임한 앙헬 구리아 사무총장을 만났을 때가 생각난다. 현대사회에서 OECD의 역할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구리아씨는 “OECD는 당신네 나라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답했다. 그는 “특정 지표가 OECD 평균치에서 많이 벗어나 있으면 그 분야에서 당신네 나라가 정상이 아니라는 신호를 얻게 된다는 뜻”이라고 했다. 한국은 백신 접종을 완료한 국민의 비율이 OECD 38회원국 가운데 꼴찌다.

#코로나19#코로나백신

 

파리=손진석 특파원

 

파리에 상주하며 유럽 소식을 전하는 유럽특파원입니다. 유럽에 관심 있는 분들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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