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만큼
류덕엽 교육학박사· 서울양진초 교장
입력 2021.07.28 03:32
/그래픽=정서용
*일한 만큼 버는 정직한 직업… 젊은 택배 기사 늘어난다
*제74회 칸 영화제에 참여한 영화 ‘비상 선언’이 “놀랄만큼 훌륭하다”는 찬사를 받았다.
밑줄 친 ‘만큼’의 띄어쓰기가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려요. 어느 것이 틀리는지 찾아 바르게 고쳐 보세요. 정답은 ‘놀랄만큼’을 ‘놀랄 만큼’으로 띄어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큼’은 워낙 많이 쓰는 말이라 그 뜻은 잘 알고 있지만 쓰임에 따라 띄어쓰기가 다르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의존 명사로 쓰는 ‘만큼’은 주로 어미 ‘-은, -는, -을’ 뒤에서 ‘앞의 내용에 상당한 수량이나 정도임을 나타내는 말’이에요. 예를 들면 ‘노력한 만큼 대가를 얻다’ ‘숨소리가 들릴 만큼 조용하다’와 같이 써요. 또 ‘뒤에 나오는 내용의 원인이나 근거가 됨을 나타내는 말’이에요. 예를 들면 ‘상상도 못 하였던 만큼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와 같이 써요.
‘조사’로 쓰는 ‘만큼’은 앞말과 비슷한 정도나 한도라는 걸 나타내요. 예를 들면 ‘동생도 형만큼 똑똑하다’ ‘나도 노력하면 너만큼 잘할 수 있어’처럼 써요.
앞 예문에서 살펴봤듯이 ‘만큼’이 의존명사일 때에는 앞말과 띄어 써야 하고, 조사일 때는 앞말에 붙여 써야 해요. ‘이만큼’ ‘저만큼’ ‘그만큼’은 모두 ‘만큼’이 조사로 쓰였기 때문에 붙여 써야 합니다. ‘만큼’의 유의어는 ‘만치’이고, ‘마치’는 잘못된 표현이에요.
또 많이 쓰는 말 중에 ‘얼마만큼’이 있어요. 부사로 쓰이는 ‘얼마만큼’은 의문문에서 수량이나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를 묻는 말이에요. 예를 들면 ‘그 기업은 앞으로 얼마만큼 성장할 수 있을까요?’같이 쓸 수 있죠. ‘얼마의 수량이나 정도쯤 되게’라는 뜻으로도 쓰이는데, 예를 들면 ‘얼마만큼 지났을 때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와 같이 써요. 명사로 쓰일 땐 ‘수량이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묻는 말’이에요. 예를 들면 ‘저 그림은 얼마만큼의 가치를 가지고 있을지 궁금하다’같이 씁니다. ‘얼마만큼’의 준말은 ‘얼마큼’이에요. ‘얼만큼’이라고 잘못 쓰는 경우가 많으니, 잘 기억해 두세요.
- 농사만큼 자연의 섭리를 충실하게 존중해 온 일도 없을 것이다.
- 속담 ‘좁쌀만큼 아끼다가 담돌만큼 해(害) 본다’는 미리 손을 조금 쓰면 될 것을 물건이 아까워 그냥 내버려두었다가 나중에 더 큰 손해를 보게 되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 ‘부모님에게만큼은 항상 잘해 드리고 싶은데, 왜 생각처럼 잘 되지 않는지.’
- 이번 일이 우리 모임에 얼마큼 도움이 될는지 아직 알 수 없다.
- 한글이 우수한 문자라고 하지만 우리는 한글에 관해 과연 얼마큼 알고 있는가?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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