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現정부 방향대로 가면 나라에 어려움 닥친다”
국민의힘 전격 입당
입력 2021.07.16 03:20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이준석 대표와 팔꿈치 인사를 나누고 있다./이덕훈 기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면서 대선 도전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지난 7일 언론에 정치 참여 의사를 밝힌 지 8일 만이다. 정치 신인이란 약점을 극복하고, 8월 말 본격화할 국민의힘 대선 경선 레이스에 뛰어들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전 원장을 만난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현 정권에 대한 가슴 깊은 곳의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입당식에서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정당 밖에서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보다는 정당에 들어가서 함께 정치를 변화시키는 주체가 되는 것이 바른 생각이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는 정권교체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리지 않아도 많은 분이 공감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국민은 우리나라 장래가 어떻게 갈지 우려한다”고 했다. 그는 “현재 정부가 수행하는 정책들이 지속 가능한가에 많은 의문이 있다”며 “이 정부가 현재의 방향대로 그대로 간다면 어려움이 닥칠 거라는 우려를 갖고 있었다”고 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모바일 입당원서를 작성한 뒤 입당 소감을 밝히고 있다./이덕훈 기자
최 전 원장은 “입당 마지막 결정은 사실 어젯밤 밤새 고민하며 결정한 것”이라며 “개인적 유불리를 떠나 저와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빨리 만나 나라 미래를 함께 설계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장을 하면서 (입당) 생각한 적은 없다”면서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이는 상황에서 도저히 직을 수행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이 속전속결로 입당한 것은 후발 주자의 약점을 극복하는 데 입당만 한 카드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판사 출신으로 30여년간 공직 생활만 해온 그는 정치 경험 부족, 조직 열세, 낮은 인지도 등이 약점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번 입당으로 국민의힘 현역 의원 등 정치권에 우군(友軍)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국민의힘 밖 대선 주자 가운데 ‘1호 입당자’가 돼 주목받으며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효과도 누릴 수 있게 됐다.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재형 전 감사원장(왼쪽 세번째)의 입당식이 끝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재원 의원, 김기현 원내댚, 최재형 전 감사원장, 이준석 대표, 박진 의원./이덕훈 기자
이날 입당 환영식에는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와 주요 의원들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주요 대선 주자들도 입당 환영 메시지를 냈다. 홍준표 의원은 “정권교체의 큰 자원이 우리 당에 들어옴을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원팀이 돼 정권교체의 대장정에 함께하길 기원한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좋은 분과 함께 대선 후보 경선을 치르게 돼 기쁘다”고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최 전 원장이 입당으로 정권교체의 정당성을 증명했다”며 “정권의 집요한 방해를 뚫고 헌법이 부여한 감사원장 역할을 하던 뚝심으로 정권교체에 큰 힘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윤희숙 의원은 “‘청년을 위한 나라'를 만들자는 메시지를 보니,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과 철학을 공유하고 계신 것 같아 정말 반갑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의 지지율은 아직 후순위에 머물러 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2∼13일 전국 18세 이상 2036명에게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최 전 원장은 4.2%로 5위였다. 하지만 이날 입당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 1강 구도로 이어져 온 야권 대선 판도에 변화가 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 전 원장은 그간 경기고, 서울대 법대 동문과 법조인 동료의 도움을 받아왔지만 입당을 계기로 정치권 인사들과의 접점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구·경북 및 경남·부산 지역 정치인들이 최 전 원장을 지지하고 나서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반대로 장외에 머물고 있는 윤 전 총장 지지율은 주춤하고 있다. 최 전 원장 측 관계자는 “윤 전 총장 1강 중심의 야권 주자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 전 원장의 입당에 대해 “대권 욕심에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을 망쳤다” “감사원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 반헌법적 사례”라고 비난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국민 배신, 신의 배신, 원칙 배신이다. 배신자는 실패한다”고 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감사원장이 대통령 후보로 나서면 자신의 모든 행위가 정치적 행위, 사전 선거운동으로 의심받는다”며 “헌정사에 아주 안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노석조 기자
The Two Koreas correspondent & Author of "the Secret of Israel military forces(강한 이스라엘 군대의 비밀)"
주형식 기자
'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과 내일/정용관]윤석열-최재형, 정치 그릇 누가 더 큰가 (0) | 2021.07.16 |
---|---|
격차 좁혀진 與 1,2위… 이재명 “文공격 반성” 이낙연 “더 오를것” (0) | 2021.07.16 |
尹 "내가 정치 안했으면 겪지 않아도 될 일···아내에 미안"[윤석열 인터뷰-아내] (0) | 2021.07.15 |
이재명 “기본소득 공약 후퇴 안해… 청년-장애인등 시작해 전국민 확대” (0) | 2021.07.15 |
최재형 “尹 대안 아닌 저 자체로 평가받겠다” 출사표… 범야 대선주자 15명 (0) | 2021.07.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