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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조국 소용돌이 vs 이준석 돌풍, 내년 대선이 보인다

by 최만섭 2021.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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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소용돌이 vs 이준석 돌풍, 내년 대선이 보인다

[이동훈의 촉]

이동훈 논설위원

입력 2021.06.02 18:24

 

 

 

 

 

 

두 개의 바람이 붑니다. 조국 바람, 그리고 이준석 바람입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이 완판됐다 합니다. 한길사는 “출판사에도 책이 한 권도 남아있지 않아 책을 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책이야 다시 찍으면 되죠.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모양입니다.

조국씨 지지자들이 책 출간을 계기로 다시 결집하는 모습입니다. 언론과 SNS는 성원과 비난으로 온통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제2의 조국사태’. 진중권 교수는 “무덤에서 좀비가 다시 걸어나왔다”고 했습니다.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조 전 장관을 두둔하고 나섰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 조국 딸이 입시과정에서 받은 각종 특혜를 “이명박 정부 시대에 도입한 제도 때문”이라고 합니다. 어이가 없습니다. “공인이라는 이름으로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발가벗겨지고 상처 입은 그 가족의 피로 쓴 책이라는 글귀에 가슴이 아리다.” 정세균 전 총리 말입니다. 대선주자들이 실제로 그렇게 생각할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당장 눈 앞 경선을 의식해서 강성 당원들 눈치를 보는겁니다.

이른바 ‘대깨조’들 때문에 조국을 엄호하는 겁니다. 오늘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하는 듯 했습니다. “국민과 청년들의 상처받은 마음 헤아리지 못한 점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했습니다. 그 뒷말이 재미있습니다. “검찰수사 기준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가족비리와 검찰가족의 비리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조국 회고록은 일부 언론이 검찰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쓰기해 융단폭격을 해온 것에 대한 반론 요지서로 이해한다.” 이게 사과인가요?

민주당의 지난 4월 재보선 참패는 표면적으로는 부동산 정책 실패가 원인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의 진짜 문제는 내로남불과 오만입니다. 그 시발점이 조국입니다. 돌고 돌아 결국 제자리로 가는 모습입니다.

국민의힘 쪽에선 이준석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예선1위로 본선에 올랐는데 여론조사를 봤을 때 기세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어제까지 TV토론이 두번 열렸습니다. 토론 잘한다고 생각하신 분들도 있고, 참 경박하다고 생각하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이준석이 과연 성공할 것이냐에 대한 의문이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것 자체만으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동력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준석 바람과 조국 바람은 여러 면에서 대조적입니다. 이준석이 뜬 배경 중 하나가 이준석이 진중권 교수가 벌인 페미논쟁입니다. 20대 남성 표심을 두고 진 교수와 이준석은 신문 지상에서 공개 논쟁을 벌였습니다. 어떤 주장이 맞느냐 틀리냐, 이걸 따질 일은 아닙니다. 이 논쟁은 우리 정치권에도, 보수진영에도 이렇게 논리전쟁을 벌일 줄 아는 젊은 보수정치인이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습니다. 신선했습니다.

 

보스의 한마디, 진영 지침이면 일렬 종대로 서서 한 목소리를 내는 게 보수 정치권이었습니다. 토론과 설득 필요 없었습니다. 논리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전혀 다른 보수 정치인이 등장했습니다. 여기에 윤희숙, 김웅 등 논리와 토론을 좋아하는 초선이 가세했습니다.

민주당, 좌파진영은 어떻습니까. 2019년 가을 서초동이 떠오릅니다. ‘조국수호 검찰개혁’을 외치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지금 그들이 다시 서점으로 나와 조국 회고록을 사고 있습니다. 진영논리가 다시 살아 움직입니다. 민주당은 ‘원팀’정신을 강요합니다. 조금이라도 다른 목소리가 나오면 대깨문들의 벌떼 댓글 공격으로 입을 막아 버립니다. 그 당의 2030 의원들 “조국사태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가 문자폭탄에 겁먹고 하루만에 없었던 일이 됐습니다. 야당의 이준석은 부럽다면서, 자신들이 진보의 이준석이 되겠다면서 제2의 조국 사태로 번져가는 현재의 민주당 모습에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송영길 대표가 조국에 대한 반쪽 사과를 한 것도 이런 문화 때문일 겁니다. 지금 문빠들은 “송영길 탄핵”을 주장합니다. 민주당 홈페이지에 난리가 났습니다. 진보 철학자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 최근 저술 ‘대한민국 읽기’에서 여권 주축 1980년대 운동권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80년대 초반 논리에서 진화하지 않았다. 이념에 갇히면 사고력이 현저히 떨어지는데, 사고력 저하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

한쪽은 논리와 토론이 살아나는데 한쪽은 이견이 사라지고 무작정 따르라, 그냥 믿고 가자는 주의가 판칩니다. 그러면 결론은 뻔하지 않습니까.

이준석 바람은 확장의 바람입니다. 조국 바람은 수렁으로 빠지는 소용돌이 형국입니다. 민주당 원로 유인태 전 의원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민주당 사람들이 이준석 돌풍을 보고 굉장한 위기감을 느낀다.”

오늘 송영길 대표의 사과에 대응하는 민주당 의원, 민주당 지지자의 모습을 보니 그 말이 맞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한쪽에는 이준석 바람, 한쪽에는 조국 바람, 저는 ‘대조적인 두 바람이 이어지면 내년 대선은 끝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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