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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을 단죄해야 나라가 바로 선다!

[특파원 리포트] 문제는 ‘여기자’가 아니다

by 최만섭 2021.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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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문제는 ‘여기자’가 아니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입력 2021.05.26 03:00

 

 

 

 

 

21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공동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질문할 한국 기자로 ‘여기자’를 찾았다. 이를 두고 ‘굳이 여자를 찾는 것도 성차별’이란 비판이 나오자, 여당의 한 여성 의원은 “다양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하는 “작지만 아주 소중한 메시지”라고 했다. 하지만 오래전 문 대통령을 담당 취재해 본 여기자로서 솔직한 느낌은 ‘갑자기 왜 저러실까’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5.22/연합뉴스

필자는 현재 청와대 출입기자가 아닌 까닭에 이번 회견장에 초청받지는 못했다. 다만 문 대통령이 “우리 여성 기자들은 왜 손 들지 않나”라고 묻는 모습을 방송으로 보면서, 2019년 신년 기자회견장에서 손을 들고 문 대통령에게 ‘까칠한’ 질문을 했던 김예령 전 경기방송 기자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문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얼마나 시달렸는지, 어떻게 기자를 그만두게 됐는지 말이다. 앞서 2018년 9월 문 대통령을 북한의 ‘수석 대변인’이라고 표현했던 블룸버그 통신 여기자도 떠올랐다. 이 여기자는 집권 여당 대변인까지 가담한 인신공격에 시달리다가 장기 휴직을 했다. ‘여기자’만 예로 들어서 그렇지 비슷한 일을 겪은 남기자도 여럿이다.

지지자들의 과잉 행동은 문 대통령 말대로 “양념 같은 것”이라고 치자. 청와대가 민감해하는 내용을 보도했다가 근거도 모른 채 ‘오보’ 소리를 듣기도 한다. 정부·여당이 ‘언론 개혁’이란 이름하에 추진하는 일들 중 많은 부분은 입맛에 맞지 않는 보도를 통제하겠다는 것 외에 달리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니까 정말 어느 기자가 질문을 하고 싶은데 손을 못 들까 봐 걱정을 덜어주고 싶었다면, 꼭 ‘여기자’를 찾을 일은 아니었다는 얘기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일주일쯤 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국무부 브리핑룸을 찾았다. 그는 출입기자들의 이름을 부르며 “여러분은 우리(정부)에게 책임을 추궁하고, 까다로운 질문을 하고, 우리가 더 나아지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서로에게 좌절감을 느낄 때도 있을 것이다. 충분히 예상되는 일”이라며 “그러나 여러분이 미국과 우리 민주주의에 중요한 일을 하는 데 필요한 것을 제공하고 모두를 존중하며 대할 것이란 점은 나를 믿어도 좋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 공동 기자회견의 ‘피날레’를 보면 이런 말이 가식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질문자로 지정되지 않았던 폭스뉴스 기자가 불쑥 일어서 “UFO(미확인 비행 물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때 바이든 대통령은 웃음으로 받았다. 이날 백악관 기자단이 공유하는 취재 메모인 ‘풀(pool)’에 미국 기자는 이렇게 적었다. “놀란 한국 기자가 내게 ‘회견장에서 나가야 할 때 대통령에게 질문을 외치는 것이 미국 기자들에게는 정상인가’라고 물었다. ‘특이한 일은 아니다’라고 확실히 말해줬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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