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궐선거 왜 하죠' 현수막 막은 선관위 "국민이 아니까"
[중앙일보] 입력 2021.03.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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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보궐선거 왜 하죠’란 시민단체의 현수막을 불허한 이유에 대해 “국민이 잘 알고 있는 이번 보궐선거의 특수성 때문”이라는 내용을 담은 답변서를 30일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단체로 구성된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공동행동)은 최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보궐선거 왜 하죠’라는 현수막을 제작했지만, 선관위가 불허해 내걸지 못했다. 당시 선관위는 “선거법 위반”이라면서도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공동행동)은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궐선거 왜 하죠?' 등 공동행동의 캠페인 문구를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별다른 근거 없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해석했다고 규탄했다. 연합뉴스
이에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선관위에 구체적인 위반 사유를 요구해 답변을 받았다. 허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선관위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할 수 없다”는 공직선거법 제90조를 근거로 들면서 위반 근거를 적시했다.
이에 따르면 선관위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임기 만료 선거와 달리 언론과 국민의 관심이 집중됐다. 일반 선거인이 선거 실시 사유를 잘 알고 있는 게 이번 보궐선거의 특수성”이라고 밝혔다. '보궐선거를 왜 하냐'는 것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범죄 사건을 떠올리게 하고, 이는 투표행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위법이라는 게 선관위의 판단이다.
또 선관위는 “보궐선거의 실시 사유를 알리고자 하는 해당 단체의 활동 상황, 묻는 표현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현수막에 해당할 것이라고 공동행동 측에 답변했다”고 덧붙였다. 공동행동은 최근 ‘박원순 사건’ 피해자의 기자회견을 열었던 시민단체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선관위는 이 단체가 쓴 ‘우리는 성평등한 서울을 원한다’는 문구는 허용하면서도 ‘나는 성평등·페미니즘에 투표한다’는 막았는데, 이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선관위는 “성평등한 서울을 원한다는 건 단체가 지향하는 정책을 나타낸 정치적 의사 표현으로 봐 제한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나는 투표한다’는 표현을 담은 현수막은 해당 단체의 명칭과 활동상황 등을 감안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현수막으로 판단했다”고 답했다.
허 의원은 “선관위 답변은 사실적시에 의한 불법 현수막이라는 식의 궤변이다. 마치 벌거벗은 임금님에게 벌거벗었다고 외치는 걸 불법이라 하는 것과 같다”며 “선관위가 입을 아무리 틀어막아도 시민들은 이번 보궐선거를 왜 하는지 분명히 알고 있고, 선관위가 그것을 왜 숨기려 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3월 3일 오후 서울 성북구 대왕기업 택시 차고지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일을 알리고 유권자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택시에 홍보물을 래핑하고 있다. 뉴시스
선관위에 대한 야당의 반발은 이미 여러 건이다. 최근 “선관위의 투표 독려 홍보물(택시 래핑) 색상이 민주당 색인 파랑에 가깝다”는 문제를 제기했고, 야권후보 단일화 촉구 신문광고를 낸 시민을 선관위가 조사하는 것을 두고도 충돌했다. 여러 논란이 계속되자 선관위는 지난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의 법 감정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규제 위주라는 지적에 깊이 공감한다. 향후 법안 개정 의견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단독]'보궐선거 왜 하죠' 현수막 막은 선관위 "국민이 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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