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3년전 봄날 오기 힘들것…美, 잠 설칠 일 만들지마라"
[중앙일보] 입력 2021.03.16 06:19 수정 2021.03.16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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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또다시 대남 비난 담화를 발표했다. 지난 8일부터 진행 중인 한미연합훈련에 "감히 엄중한 도전장을 간도 크게 내밀었다"고 반발하면서다. 김 부부장의 대남 비남 담화는 지난 1월 12일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이날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실린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다'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김 부부장은 "남조선 당국이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침략적인 전쟁연습을 강행하는 길에 들어섰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부부장은 "우리 당 중앙은 이미 남조선 당국의 태도여하에 따라 3년 전 봄날과 같은 평화와 번영의 새 출발점에로 돌아갈 수 있다는 입장을 천명했다"며 "이것이 해마다 3월과 8월이면 되살아나는 남쪽 동네의 히스테리적인 전쟁 연습광기를 염두에 둔 것이며, 북남관계의 마지막 기회로 될 수 있다는 의미심장한 경고였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남조선 당국자들은 늘 하던 버릇대로 이번 연습의 성격이 연례적이고 방어적이며, 실기동 없이 규모와 내용을 대폭 축소한 컴퓨터 모의방식의 지휘소 훈련이라고 광고해대며 우리의 유연한 판단과 이해를 바라고 있는 것 같다"며 "참으로 유치하고 철면피하며 어리석은 수작"이라고 맹비난했다.
또 "우리는 지금까지 동족을 겨냥한 합동군사연습 자체를 반대했지 연습의 규모나 형식에 대해 논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뒷골방에서 몰래 진행되든 악성 전염병 때문에 볼품없이 규모가 쫄아들어 50명이 참가하든 그 형식이 이렇게저렇게 변이되든 동족을 겨냥한 침략전쟁연습이라는 본질과 성격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인내심을 발휘하며 충분한 기회도 주었지만 남조선 당국은 또다시 온 민족이 지켜보는 앞에서 '따뜻한 3월'이 아니라 '전쟁의 3월', '위기의 3월'을 선택했다"며 "3월의 봄계절에 모두가 기대하는 따뜻한 훈풍이 아니라 스산한 살풍을 몰아오려고 작정한 것"이라고도 했다.
김 부부장은 "병적으로 체질화된 남조선 당국의 동족대결의식과 적대행위가 이제는 치료불능상태에 도달했으며, 이런 상대와 마주앉아 그 무엇을 왈가왈부할 것이 없다는 게 우리가 다시금 확증하게 된 결론"이라면서 "현정세에서 더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 대남대화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정리하는 문제를 일정에 올려놓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언급했다.
또 "남조석 당국과는 앞으로 그 어떤 협력이나 교류도 필요없으므로 금강산국제관광국을 비롯한 관련 기구들도 없애버리는 문제도 검토하고 있고 이러한 중대조치들은 이미 우리 최고수뇌부에 보고드린 상태"라며 "감히 더더욱 도발적으로 나온다면 북남군사분야합의서도 시원스럽게 파기해버리는 특단의 대책까지 예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美 향해선 "잠설칠 일거리 만들지 않는 게 좋을 것" 경고
이날 담화에는 올해 초 취임한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김 부부장은 "이 기회에 우리는 대양건너에서 우리 땅에 화약내를 풍기고싶어 몸살을 앓고있는 미국의 새 행정부에도 한마디 충고한다"며 "앞으로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부부장의 메시지는 최근 여러 차례 접촉 시도에도 북한이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백악관 입장이 발표된 가운데 나왔다. 앞서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여러 채널을 통해 북한에 접촉을 시도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다며 "일본, 한국 등 동맹들에게 계속 조언을 구하고 새로운 접근 방식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김여정 "3년전 봄날 오기 힘들것…美, 잠 설칠 일 만들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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