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수도권 빈 중환자 병상 25개뿐… 일주일 후면 동난다

최만섭 2020. 11. 25. 05:01

수도권 빈 중환자 병상 25개뿐… 일주일 후면 동난다

文대통령 2단계 첫날 “국민에 송구하다, 수능 안전히 치르자”

안준용 기자

양지호 기자

입력 2020.11.25 03:00

 

 

 

 

 

밤 9시 이후 배달·포장을 제외한 식당 영업을 중단하는 등 방역 조치를 강화한 수도권 2단계 거리 두기가 시작된 24일 문재인 대통령은 “일상의 불편함이 커지고 민생 경제가 어려움을 겪게 돼 매우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이라며 “방역과 경제 양쪽 모두에서 선방하고 있지만, 지금은 방역에 더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특히 9일 앞으로 다가온 수능을 안전하게 치러내는 것은 우리 사회 전체의 책임”이라고 했다.

통제된 아파트 단지 내 사우나… 음식점에 붙은 코로나 부적 - 24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 아파트 단지 내 사우나에서 이날까지 이용자와 그 접촉자 등 34명이 확진돼 사우나 출입구가 통제됐다(왼쪽 사진). 같은 날 경기 수원 인계동 한 음식점에는‘코로나19 접근 금지’라는 대형 부적이 붙어 있다(오른쪽 사진). /장련성 기자·뉴시스

식당과 교회, 학교·학원, 사우나, 음악 강습, 키즈 카페 등 일상 공간 속 소규모 코로나 집단감염이 연일 이어지면서 23일 349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등 3차 유행이 확산하고 있다. 거리 두기 단계 조정을 위한 핵심 지표인 최근 1주일 평균 확진자 숫자가 299명으로 치솟아 전국적 2단계 상향 기준(300명)에 육박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4일 “수도권 2단계 효과를 보면서 (전국 차원의 2단계 상향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이번 주까지는 환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대규모 아파트 단지발 집단감염

대구·경북 지역 신천지 신도를 중심으로 확산한 지난 2~3월 1차 유행이나 수도권 교회 등으로 번진 8월 유행과 달리 이번 3차 유행은 일주일에 수십 개씩 새로 생겨나는 소규모 집단감염이 특징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8~14일 일주일간 발생한 5명 이상 집단감염은 41건으로 3주 전인 지난달 18~24일(14건)의 2.9배다.

서울 서초구의 3400여 가구 대단지 아파트 사우나에서 24일 34명의 집단감염이 확인되는 등 감염 고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8일 한 사우나 방문자가 확진된 이후 방역 당국의 접촉자 조사 결과, 또 다른 방문자와 가족, 지인 등이 무더기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앞서 지난 21일 확인된 서초구의 또 다른 아파트 사우나 관련 집단감염은 아파트 단지 내 사우나 방문자와 방문자가 이용한 일대 헬스장 회원과 직원, 가족까지 64명으로 늘어났다. 두 아파트 사우나 집단감염 규모를 합치면 98명이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사우나는 지하에 있어 밀폐, 밀접, 밀집 등 3밀의 환경이 조성되고 마스크를 지속적으로 착용하기가 어려운 점이 (감염 확산의) 여건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마포구 교회로 번진 집단감염은 24일 낮 12시 현재 99명에 이르렀다. 이 외에도 인천 연수구의 한 룸살롱과 부산·울산 일대의 장구 강습 모임 관련 확진자도 이날 각각 27명, 24명으로 늘었다.

 

◇이대로 일주일 뒤면 중환자 병상 부족

300명대 감염 확산이 이어지면서 수도권 코로나 중환자 병상은 1주일 뒤면 포화 상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공동대응상황실장은 24일 “앞으로 2주 동안 수도권 중환자는 46명 더 나올 것으로 추정된다”며 “23일 기준 수도권 125병상 중 25개가 비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일주일 내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9월 내년 3월까지 전국적으로 중환자 병상 600개를 확보하겠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195개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은 24일 “방역의 고삐를 잡지 못하면 그동안의 노력이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 있는 엄중한 국면”이라고 했다.

 

◇”이제 2020년에는 모임은 없다고 생각해달라”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4일 “코로나의 전국적 유행을 막기 위해 이제 2020년 모임은 없다고 생각해달라”고 했다. 또 “흐트러진 방역 심리를 되살리기 위해서 저희 공직자부터 앞장서서 노력하겠다. (공공부문에) 연말 회식, 송년회 등 모임은 없다”고 했다. 수도권 2단계 조치에 식사 등 모임을 금지하는 내용은 없지만 방역 당국이 공식적으로 모임을 중단해달라고 한 것이다. 한 예방의학 교수는 “정식으로 거리 두기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식사 모임을 하지 말아 달라’는 식으로 국민에게 방역 책임을 떠넘기는 방역 당국의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안준용 기자

 

2009~ 사회부, 2013~2014 도쿄 주재, 2015~2017 경제부, 2018~ 정치부

 

양지호 기자

 

사회부, 국제부, 문화부를 거쳤습니다. 현재는 사회정책부에서 COVID-19 관련 이슈를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좋아할만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