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펀드 게이트, 돈 안 줬다면 왜 줬다 진술하겠나
조선일보
입력 2020.10.12 03:22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자신에게 5000만원을 줬다고 진술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위증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자신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고 법정에서 증언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오늘 중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라임펀드 사기 사건으로 기소된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 재판에서 나온 증언이다. 강 전 수석은 “터무니없는 사기, 날조”라고 부인했다. 로비 창구로 지목된 이 대표 측도 강 전수석과 만난 적은 있지만 돈을 전달한 적은 없다고 했다. 진실게임 양상이다.
법정 증언이 거짓으로 드러나면 위증죄로 처벌받는다. 형사처벌을 각오하고 주지도 않는 돈을 줬다고 거짓 진술할 이유가 있을까. 더구나 상대는 여권의 유력 정치인이다. 김 전 회장으로선 뇌물공여죄가 추가될 수 있다. 뇌물 사건에서 돈을 받은 사람이 자백하는 경우는 드물다. 간혹 배달 사고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의 진술이 너무 구체적이다. 그는 “작년 7월 27일 이 대표가 강기정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나러 간다고 하길래, 집에 있던 돈 5만원권, 5000만원을 쇼핑백에 담아 넘겨줬다”고 증언했다. 이어 “이 대표가 강 전 수석에게 인사하고 나왔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이 이 대표에게 돈을 전달하는 장면이 담긴 CC TV 화면도 있다. 5000만원을 전달한 이후 강 전 수석이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직접 전화해 화내듯이 “(라임이) 억울한 면이 많은 모양”이라고 강하게 말했다는 걸 지인으로부터 전해들었다고도 했다. 그는 지난 4월 검찰에서 이 내용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서울남부지검은 대검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심지어 검찰총장은 언론 보도를 보고 처음 알았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은 돈 받은 쪽에 대한 검찰 조사가 흐지부지될 기미를 보이자 법정에서 폭로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 다른 핵심 실세에도 로비했다고 진술했으나 검찰 수사팀은 덮고 뭉갰다.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에서도 사기꾼들의 로비 실상이 담겨있는 내부 문건을 지난 6월에 입수하고도 덮었다. 문건에는 청와대(5명)와 국회의원(5명), 민주당(3명) 등 정·관계 인사 20여 명의 실명이 나와있다고 한다. 그런데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허위 내용”이라는 펀드 대표의 진술만 면담 보고서에 적어두고 대검에 보고하지 않았다. 관련 인물들이 하나같이 부인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바로 이런 충견·애완견 검사들의 충성심을 믿기 때문일 것이다.
'문재인을 단죄해야 나라가 바로 선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좌관에 지시한 적 없다"던 추미애, 이번엔 "기억 못한다" (0) | 2020.10.12 |
---|---|
[단독]‘옵티머스 여권 로비의혹’ 수사 공전하는 사이 핵심인물들 잠적 (0) | 2020.10.12 |
秋 '거짓말 공방' 2라운드…이번엔 선서 순간 위증 처벌받는다 (0) | 2020.10.12 |
[단독]김봉현 6월초 ‘강기정 5000만원’ 진술… 檢, 조서에 안 남겨 (0) | 2020.10.12 |
[단독] 45세가 연금 받는다, 공무원연금 '막장 특혜' (0) | 2020.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