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균 칼럼] 김정은에겐 까이고 曺國에게 속고, 文의 빗나간 사랑
金 모욕 줘도 또 매달리는 구애, 국민도 덩달아 뺨 맞는 기분
무한 신뢰 쏟은 조씨 가면 뒤엔 국민 분노 부른 위선과 반칙
상대 잘못 고른 대통령의 올인… 파탄 예고된 국정 농단 아닌가

문재인 대통령은 8월 15일 광복절, 9월 30일 민주평통 회의, 10월 4일 전국체전 개회식에서 "서울·평양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했다. 한 달에 한 번꼴로 대통령이 올림픽 얘기를 한 것이다. 사정 모르는 사람은 서울·평양 올림픽이 내년 혹은 후년에 열리는 줄 알 것이다. 대통령이 남북 공동 개최를 꿈꾼다는 올림픽은 2032년이다. 올림픽 개최지는 보통 7년 전에 결정된다.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종료 3년 뒤인 2025년에야 뚜껑이 열릴 장독에서 김칫국을 마시는 중이다. 대통령의 올림픽 타령은 공동 주최자가 돼야 할 김정은을 향해 부르는 세레나데다. 창문을 열고 나와 함께 올림픽 유치에 나서자는 거다. 6개월 후 총선을 앞두고 얼마나 멋진 평화 쇼가 되겠는가.
김정은의 응답은 '무(無)관중·무(無)중계'로 치러진 평양 남북 축구였다. 대한민국 대통령과 국민이 함께 뺨을 맞은 기분이었다. 국민은 "축구 시합 하나도 함께 하기 힘든 상대와 무슨 공동 올림픽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리고 사흘 뒤 대통령은 주한 외교사절 초청 리셉션에서 또다시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을 꺼냈다.
이쯤 되면 스토킹이다. 대통령이 손 내밀면 김정은은 뿌리치고 대통령은 그래도 또 매달린다. 이 패턴이 올해 내내 반복됐다. 지난 4월 대통령은 미·북 대화를 복원하겠다며 워싱턴까지 날아갔다가 트럼프 대통령과 2분 면담하고 돌아왔다. 듣도 보도 못한 '굿 이너프 딜' 카드는 꺼내보지도 못하고 파기됐다. 김정은은 이틀 후 "오지랖 넓은 중재자 흉내 그만두라"고 면박을 줬다. 대통령이 6월 "남북 대화가 다양한 경로로 이뤄지고 있다"고 하자 다음 날 북 외무성 국장은 "그런 것은 하나도 없다"고 했다.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8월 "남북 평화 경제가 실현되면 단숨에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했을 때 북은 16시간도 안 돼 미사일을 쐈다. "남조선은 맞을 짓 하지 말라"는 담화도 곁들였다. GDP 규모 세계 12위인 대한민국 대통령이 나라 덩치로 따지면 2% 남짓인 최빈국 지도자에게 능멸당했다. 젊은이들 표현을 빌리자면 까인 것이다.
대통령의 큐피드 화살이 빗나간 건 김정은뿐이 아니다. 무한 신뢰와 애정을 쏟았던 조국씨에게도 뒤통수를 맞았다. 대통령이야말로 조국 사태의 최대 피해자다. 박근혜 정권 장관 딸이 장학금 받은 것에 대해 조국씨는 '이건 정말 아니다'라고 트위터 회초리를 갈겼다. 그랬던 조씨의 딸이 두 학기나 낙제한 의전원에서 6학기에 걸쳐 장학금 1200만원, 의전원에 가기 위한 징검다리였던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선 2학기 동안 딱 한 과목 들으면서 장학금 802만원을 받았을지 대통령이 어떻게 알았겠는가. 또 조씨와 아내가 각각 자신이 몸담은 대학에서 자녀 학자금 641만원과 407만원을 챙겼을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겠는가. "조국 가족에게 공짜란 없다. 큰돈, 작은 돈 가리지 않고 알뜰하게 챙긴다"는 유튜브 폭로가 '강남 좌파' 조국의 진짜 모습이었다. 이 언론 저 언론에서 터져 나오는 각종 의혹들을 접하면서 대통령은 '저런 사람이었나, 내가 사람을 잘못 봤던 건가'라고 당혹했을 것이다.
박 정권의 '국정 농단'이나 문 정권의 '조국 사태'나 본질은 똑같다. 대통령이 사람을 잘못 보고 일을 맡긴 것이다. 물론 차이점들도 있다. 학력과 외모라는 스펙 면에서 조국씨는 최순실씨를 압도한다. '서울대 법대 나온 최순실'이다. 정권 말에야 드러난 최씨의 정체는 박 전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끌어내고 감옥까지 보냈지만 조씨의 가면은 정권 반환점을 돌기 전에 벗겨져 문 대통령이 더 큰 화를 면할 수 있었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그렇다. 박 전 대통령은 최씨에 대해 "믿었는데 이럴 수가 있나. 속았다"고 후회했다. 문 대통령은 조씨에 대해 "뜨거운 의지와 온갖 어려움을 묵묵히 견뎌내는 자세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고 감쌌다. 그래서 국민을 또 한 번 열받게 했다. 조씨의 낙마에도 '조국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의 안색이 예전 같지 않다. 괴로운 일들에 짓눌린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23/201910230378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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