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2016년 1월 6일

8일 자금성 걸어 잠그고… 트럼프·시진핑 '北核담판'

최만섭 2017. 11. 4. 06:30

8일 자금성 걸어 잠그고… 트럼프·시진핑 '北核담판'

입력 : 2017.11.04 03:16

[트럼프, 아시아 순방 시작]

- 자금성에서 4시간 독대 가능성
두 정상, 삼희당서 차 한잔 "美가 北 선제타격할 경우 中 참전 가능성 떠볼 수도"

- 美, 트럼프 순방직전 中에 경고
"北 불법자금 통로된 단둥은행, 美 금융망서 차단한다" 선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중·일을 포함한 아시아 순방이 3일 시작됐다. 오는 14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순방은 처음부터 끝까지 대북 압박을 위해 그물처럼 촘촘히 짜여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3일 출발해 처음 들른 곳은 한반도를 책임지고 있는 하와이의 미 태평양사령부다. 이후 5~7일 일본 방문에선 아베 신조 총리와 대북 문제를 논의하고, 일본인 납북자 가족을 면담한다. 7~8일 한국 방문에선 평택의 캠프 험프리를 방문하고,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또 10~13일까지는 베트남과 필리핀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아세안(ASEAN) 등의 회의에 참석해 대북 압박을 위한 국제 공조를 강조할 예정이다. 이번 순방의 정점은 8~10일에 있는 중국 방문이다. 19차 당대회를 통해 1인 지배 체제를 확립한 시진핑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독대는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시 주석도 정치적 부담을 털은 만큼 두 사람이 본격적으로 북한 문제를 놓고 담판을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淸 건륭제가 책 읽고 차 마시던 곳에서… - 오는 8일 중국을 찾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과 차를 마실 것으로 알려진 베이징 자금성 내 삼희당(三希堂).
淸 건륭제가 책 읽고 차 마시던 곳에서… - 오는 8일 중국을 찾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과 차를 마실 것으로 알려진 베이징 자금성 내 삼희당(三希堂). /바이두백과
CNN은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함께 자금성을 방문할 것"이라고 했다. 홍콩 명보도 이날 "자금성 측이 2일 '중요한 사정으로 인해 오는 8일 하루 동안 문을 닫은 뒤 9일 일반 관람을 재개한다'고 공고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 첫날 자금성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명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금성의 삼희당(三希堂)에서 차를 음미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도 했다. 삼희당은 청나라 전성기를 이끈 건륭제가 차를 마시며 책을 읽던 서재로 자금성 내 서남쪽에 있다.

이와 관련, 중국 신랑망은 3일 "자금성은 역대 미·중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라고 했다. 1971년 7월 극비리에 중국을 방문한 키신저 당시 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은 48시간의 촉박한 일정을 쪼개 자금성을 찾았고, 이듬해 2월 역사적 방중에 나선 닉슨 대통령도 자금성을 관람했다는 것이다. 미·중의 큰 담판이 있을 때마다 자금성이 배경으로 등장한 셈이다.

이 보도가 맞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8일 오후 서울에서 출발해 베이징에 도착한 뒤 시 주석의 안내를 받아 자금성을 관람하게 된다. 두 사람이 걸으면서 상당히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 것이다. 이 만남이 첫날 환영 만찬까지 이어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시 주석과 두 사람이 단독으로 만나는 시간은 4~5시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의 플로리다 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과 비슷한 일정이다. 당시 두 정상은 양국 각료들이 참석하는 회의에 불참을 통보하고 이틀 동안 4~5시간 독대했다. 독대 내용은 당시 베일에 가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주일 후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해주면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를 용인하겠다"는 빅딜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무역'이란 채찍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시 주석을 압박한 것이다. 이후 미국의 대북 압박 정책의 윤곽이 정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엔 시 주석에게 어떤 제안을 할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중국 방문 때 애플 등 40여 개 미 대표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동행하는 것을 감안하면 '무역'이란 채찍을 꺼내 들 것은 분명해 보인다. 최근 백악관과 국무부 등 미 고위 관계자를 잇따라 만난 한국 측 인사는 "(트럼프 행정부 인사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만나 북한을 선제 타격했을 경우 중국의 참전 가능성을 떠보려 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행동을 진지하게 고려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중국의 참전 여부이기 때문이다.

미국
은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 직전 중국에 대한 '경고'도 보냈다. 미국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반은 2일(현지 시각) "애국법 311조에 근거해 북한 불법 금융 활동의 통로로 이용된 단둥은행이 미국 금융망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한다"고 선언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 6월 단둥은행을 제재 대상으로 발표했고, 이번에 국제금융망에서 퇴출시키면서 제재를 사실상 완료한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04/201711040020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