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user-scalable=no, initial-scale=1.0, maximum-scale=1.0, minimum-scale=1.0, width=device-width"> [동서남북] 정부만 장밋빛으로 보는 국민소득 3만달러 /head>
본문 바로가기
경제

[동서남북] 정부만 장밋빛으로 보는 국민소득 3만달러

by 최만섭 2017. 5. 15.
728x90

[동서남북] 정부만 장밋빛으로 보는 국민소득 3만달러

입력 : 2017.05.15 03:06

이진석 경제부 차장
이진석 경제부 차장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 문턱을 넘어설 것이라고 보는 국민은 고작 24.6%다. 임기를 막 시작한 대통령이 '1호 지시'로 일자리를 늘리라고 하고, 소득 중심의 성장을 강조하고,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방문해 "공공 분야 비정규직 제로(0) 시대를 열겠다"고 동분서주하는데도 그렇다.

청와대에서 탐탁지 않아 할 숫자인데, 정세균 국회의장실 의뢰로 갤럽이 지난달 5일 조사한 내용이다. 당시에도 지지율 선두,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상태였고, 일자리 창출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 창출도 약속했다. 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으로 실시했고, 성·연령·권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로 응답자를 선정했다. "언제쯤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었다.

올해 가능하다는 응답은 0.1%였다. 2018년이 1.5%, 2019년 3.9%, 3년 뒤인 2020년 12%, 2021년 7.1%였다. 5년 뒤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이 13.2%였다. 2021년까지만 합치면 3만달러 달성이 가능하다는 응답은 24.6%에 불과하고, 2022년을 포함해도 37.8%에 그친다. 2023년 2.8%, 2024년 1.5%, 2025년 4.2%, 2026년 8.9%로 이어지다 10년 뒤인 2027년 이후라는 응답이 5.4%다. "영영 불가능할 것"이라는 응답이 무려 15.8%나 된다. 모름·무응답이 23.6%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소득 3만달러는 선진국의 문턱쯤 된다. 우리나라는 2006년에 2만달러를 넘어섰지만, 10년간 그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2만달러 돌파 후 3만달러를 돌파하는 데 걸린 시간이 일본은 4년에 불과했다. 독일·덴마크(6년), 미국·호주(9년) 등이 10년 내에 올라섰다. 우리 국민은 싱가포르(12년)나 이탈리아(14년)보다도 늦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 아프리카 최빈국 수준의 국민소득에서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내고,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몸집이 커졌지만, 우리 국민은 한국 경제에 대한 믿음을 잃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5년간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일자리와 소득 증대도 중요하지만, 희미해져 가는 한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되살리는 일이 급하다.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다시 뛸 수 있게 만들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정부가 만드는 일자리만으로는, 정부가 쥐여주는 소득만으로는 국민소득 3만달러 문턱은 넘어서기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힘으로 일자리 문제를 푸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지난해 1조원 가까운 순익을 낸 인
천국제공항공사야 가능하겠지만,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만들어줄 여유가 있는 곳은 공공 분야에서도 그리 많지 않다. 640만 명을 넘어선 비정규직 가운데 94%가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81만 개의 공공 부문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공약도 더 고민할 부분이 있어 보인다. "노량진 공시촌만 2배로 커질 것"이라는 말을 흘려듣지 않았으면 한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