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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수원왕갈비' 뜯으면서…文지시에 검·경 딱 두번 모였다

최만섭 2021. 11. 11. 18:26

[단독]'수원왕갈비' 뜯으면서…文지시에 검·경 딱 두번 모였다

중앙일보

입력 2021.11.11 15:55

업데이트 2021.11.11 16:02

검찰과 경찰이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한 수사협의에 소극적이라는 주장이 야당에서 제기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2일 “검찰과 경찰의 적극적인 협력 수사”를 촉구했지만 실제 검·경 수사협의는 두 차례만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중 한 차례는 수원의 왕갈비 전문 식당에서 진행됐다.

수원왕갈비 양념. [사진 수원갈비스토리]

11일 국회 행전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영 의원실이 경찰로부터 제출받은 ‘대장동 수사 관련 검·경 수사협의 실시 현황’에 따르면 검찰과 경찰은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수사협의를 실시했다. 지난달 19일 서울 중앙지검에서 경기남부청 수사부장과 서울중앙지검 4차장 등 검·경 각 4인씩 총 8명이 모여 첫 회의를 했다. 사흘 뒤인 지난달 22일에는 경기남부청장, 수원지검장 등 검·경이 각 3인씩 총 6명이 모여 회의를 열었다.

문제는 두 번째 회의가 열린 지난달 22일 수사협의가 열린 장소였다. 이영 의원실이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이날 검·경 수사협의 참석자들은 오후 12시 수원 법원 사거리에 있는 ‘OO갈비’를 방문한 뒤 해당 회동을 ‘수사협의’ 내역으로 보고했다. 회의 의제는 “중복수사 최소화 및 수사자료 공유 방안 등 수사협력 방안 논의”였다.

이영 의원실 관계자는 “수원의 명물인 ‘수원 왕갈비’로 유명한 식당에서 중요한 사건의 수사협의를 했다는 사실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중앙일보가 해당 식당에 문의한 결과 “룸이든 홀이든 6명 자리를 예약하려면 왕갈비가 포함된 정식 메뉴를 무조건 시켜야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대장동 수사 관련 협의가 아니었고, 난 대장동 담당도 아니다”라며 “전반적인 수사협조를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장동 비리 의혹 관련 논란이 커지던 지난달 12일 검·경의 적극적인 수사협력을 당부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대장동 사건에 대해 검찰과 경찰은 적극적으로 협력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조속히 규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야권을 중심으로 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하는 여론이 거세진 상황에서 특검 도입에 선을 긋는 대신 검·경 수사에 힘을 실어준 발언으로 풀이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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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이후 검·경의 수사 엇박자는 지속됐다. 지난달 13일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옛 휴대전화 확보를 위해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는데, 같은 날 검찰도 법원에 동일 사안에 대해 영장을 청구하면서 불협화음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를 두고 야당에선 “특검을 도입해서 수사를 신속하게 해야한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영 의원은 “문 대통령이 검·경 적극 협력을 지시했음에도 수사협의는 단 두 차례, 그마저도 한번은 왕갈비집 회동이었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와 민주당은 지체없이 조건없는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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