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2016년 1월 6일

'김정은 돈줄' 묶는 안보리 草案… 내심 고민하는 중국

최만섭 2016. 1. 16. 10:00

'김정은 돈줄' 묶는 안보리 草案… 내심 고민하는 중국

[北 4차 핵실험 파장]

"세찬 바람이 불어야 억센 풀을 알 수 있다"… 우다웨이 발언 알쏭달쏭

- 대북제재 입장差
韓 "강력하고 포괄적 제재"
中 "명확하되 합당한 대응"

중국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14일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에서 자리에 앉자마자 "중국에 '질풍지경초'(疾風知勁草·세찬 바람이 불어야 억센 풀을 알 수 있다)란 표현이 있다. 한·중은 계속 소통하자"고 말했다.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어렵고 힘들 때 손을 잡아주는 것이 최상의 파트너"라며 대북(對北) 압박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 데 대한 대답이었다.

 

(왼쪽 사진)베이징에서 우다웨이 만나고… 서울에선 韓中 국방정책회의.
(왼쪽 사진)베이징에서 우다웨이 만나고… -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왼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4일 베이징에서 중국 측 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협의를 갖고 북한의 4차 핵실험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양측은 대북 제재 수위를 놓고 입장 차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른쪽 사진)서울에선 韓中 국방정책회의 - 윤순구(오른쪽) 국방부 국제정책관과 관요페이 중국 국방부 외사판공실 주임이 15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 국방정책실무회의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중국 측은 북한 핵실험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도‘사드 문제 신중 처리’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제공·성형주 기자

 

미국 주도로 작성된 초안에는 북한 선박이 외국 항구에 들어가는 것을 부분적으로 금지하는 조치를 비롯해 김정은 정권의 돈줄을 죄는 요소들이 여럿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의심스러운 북한 선박을 언제든 검색할 수 있도록 한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등에 유엔 193개 회원국이 동참하도록 하는 게 궁극의 목표"라며 "중국이 어디까지 수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PSI

[ proliferation security initiative -

테러 및 대량살상무기의 국제적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활동, 즉 정보의 공유와 가입국 간 합동작전, 불법 무기와 대량살상 무기의 운반 및 수출 금지 등을 모두 포함한다. 2003년 5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주도로 영국ㆍ프랑스ㆍ독일ㆍ이탈리아ㆍ호주ㆍ네덜란드ㆍ일본 등 11개국이 참여해 발족했으며 당시 한국은 옵서버국이다. 그러나 국제법상 대량살상무기의 수출을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규정이 없어 실효성이 약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2012년 9월 기준 PSI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는 101개국이다. 우리나라는 남북관계 악화를 우려하여 참여를 보류해 오다, 북한의 2차 핵실험 직후인 2009년 5월 PSI 회원국이 되었고, 2010년부터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pro·lif·er·ation-미국∙영국 [prə|lɪfə|reɪʃn] -

명사-급증, 확산-the proliferation of nuclear weapons

하지만 중국은 안보리 결의에 이 같은 고강도 제재가 포함되는 것에 부정적이다. 황 본부장은 전날 협의에서 한·미·일이 합의한 '강력하고 포괄적인' 대북 제재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우다웨이 대표는 '명확하되 합당한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입장차가 뚜렷한 것이다. 서울에서 열린 한·중 국방정책실무회의(국장급)에서도 중국은 미군 전략자산(B-52 폭격기 등)의 한반도 전개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 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책임론'에 불쾌한 中

중국은 특히 북한의 핵실험을 중국 탓으로 돌리는 분위기에 불쾌해하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북한의 제멋대로에 대해 한국 여론은 중국을 원망할 수 없다'는 사설에서 북한 핵실험은 중국 탓이 아니며, 북핵 해법도 중국이 '황금 열쇠'를 가진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북한의 '수소탄' 실험에 한국 사회가 놀란 것은 이해하지만, 한국의 걱정을 중국으로 쏟아내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환구시보는 "북·중은 한·미처럼 동맹이 아니다"며 북·중 관계에 의존해 북핵 해법을 찾을 게 아니라 "한·미 등은 스스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고민 빠진 中, 독자 제재 나설까

다만 현재 중국 내부 분위기는 과거 북한의 핵실험 때 일방적으로 북한 편을 들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대북 제재 수위를 놓고 국책연구소와 정책 조언 그룹마다 각기 다른 주장을 내놓는 등 중국 정부 자체도 갈팡질팡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중국 내 기류가 다소 달라진 데엔 북한이 중국에 알리지도 않고 핵실험을 추진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사실상 중국 때문에 핵실험을 했다는 식으로 행동 하고 있다"며 "체면을 중시하는 중국으로선 미칠 노릇"이라고 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이 강력한 안보리 대북 제재에 동의하진 않겠지만, 독자 제재 방식으로 북한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중국에게는 금융제재, 중국 내 북한 노동자 규제, 중국인들의 단체 북한 관광 금지, 대북 항공유 지원 중단 등의 다양한 수단이 있다"고 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