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212] '살찌다'와 '살지다'
입력 : 2021.10.06 03:30
"막 잡아 싱싱하고 (살찐, 살진) 전어회 맛보세요."
가을이 제철인 전어에 대한 광고 문구예요. 괄호 안 낱말 중 어느 것이 맞을까요? 정답은 '살진'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살찌다'란 말은 많이 쓰지만, '살지다'는 자주 쓰지 않아 낯선 느낌이 들 수도 있어요. 그러다보니'살진'이 '살찐'을 틀리게 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살지다'와 '살찌다'는 어떻게 다를까요?
'살찌다'는 '몸에 살이 필요 이상으로 많아지다'라는 뜻이에요. 비유적으로 '힘이 강해지거나 생활이 풍요로워지다'라는 뜻도 있죠. 예를 들면 '독서는 인간의 정신을 살찌게 한다'와 같이 써요.
'살지다'는 '살이 많고 튼실하다'는 뜻이에요. 또, '땅이 기름지다', '과실이나 식물의 뿌리 따위에 살이 많다'는 뜻도 있어요. '물이 오른 살진 과일은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와 같이 써요.
'살찌다'는 동사이고 '살지다'는 형용사라는 점을 기억하면 구분하기 쉬워요. 즉, 살이 많아지는 과정을 나타낼 때는 '살찌다'를 쓰고, 살이 많은 상태를 나타낼 때는 '살지다'를 쓰는 것이 적절해요. '우리 개는 너무 살쪄서 잘 뛰지 못한다', '바비큐에 어울리는 살진 돼지'처럼, 문맥에 맞게 낱말을 선택해서 써야겠지요?
<예문>
ㅡ천고마비는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뜻으로 하늘이 맑아 높푸르게 보이고 온갖 곡식이 익는 가을철을 이르는 말이다.
ㅡ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집콕으로 살찐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ㅡ들에는 살진 벼들이 누렇게 익어가고 있다.
ㅡ음식점에서 먹은 살지고 싱싱한 가자미구이가 참 맛있었다.
류덕엽 교육학박사· 서울양진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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