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초음속 쏘려는 中·러 vs 막으려는 美… 대기권서 붙었다
조선일보
입력 2020.05.25 03:00
[다시 불붙은 '하늘 패권 경쟁']
中·러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완료… 미국은 빨라야 2023년 실전 배치
빠른데다 매우 낮은 고도로 날아 기존 위성으로 사실상 감지 못해
美, 대기권 안에 위성 배치하기로
미국이 대기권 안쪽 상공에 2024년까지 인공위성 150여 기를 쏘아 올리겠다고 나섰다. 러시아와 중국이 최근 공개한 극초음속(hypersonic)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해서다. 중·러에 뒤진 미국은 아직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하지 못했는데, 기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크루즈미사일에 맞춰져 있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로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막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중·러 간 소리 없는 '스타워즈(Star Wars)'가 벌어지고 있다.
미 우주개발청(SDA)은 2024년까지 저궤도에 광역 우주 위성 네트워크를 구축할 방침이며, 이를 위해 최근 SDA가 저궤도 위성을 설계·제조할 위성 업체를 공모하기 시작했다고 미 군사 전문매체 C4ISRNET가 최근 보도했다. 적국(敵國)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를 추적하고 지상 기지와 즉각적인 정보 교류를 하는 목적의 위성을 쏜다는 것이다.
미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방어 시스템 구축은 러시아와 중국의 '극초음속 무기 굴기'에 대비 태세를 갖추려는 것이다. 러시아가 작년 12월 실전 배치했다고 발표한 극초음속 미사일 '아방가르드(Avangard)'는 99㎞의 낮은 고도까지만 날아오른 후 궤도를 수정하며 활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어떤 방어 시스템도 뚫을 수 있다"고 했다.
미 공군은 최대 시속 3만3000㎞인 아방가르드가 러시아 극동에서 15분 이내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방가르드는 시험 발사에서 러시아 남부 오렌부르크주(州) 돔바로프스키 미사일 기지에서 6000여㎞ 떨어진 극동 캄차카반도의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했다. 극동 아무르주(州) 우크라인카 미사일 기지에서 발사될 경우 미 서부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는 거리다. 아방가르드는 탄두부에 최대 16개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데 각 탄두 위력은 일본 나가사키에 떨어진 핵무기(21㏏)의 최대 45배에 달하는 900㏏이다.
중국이 작년 10월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한 DF(둥펑)-17도 마찬가지다. 주한·주일 미군 등을 겨냥한 DF-17은 최대 60㎞의 낮은 고도로 날고 비행 코스를 바꾸는 활강이 가능하다고 중국은 주장한다.
SUPER SUV, 트래버스
러시아와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은 기존 위성이 감지하기 힘든 매우 낮은 고도에서 날아 현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로는 요격은 물론 탐지 자체가 어려워 '게임 체인저(Game Changer·상황을 완전히 바꾸는 것)'로 불린다. 일반적인 탄도미사일은 통상 대기권 밖까지 날아올랐다가 일정한 궤도로 하강한다. 궤도를 미리 계산해 대기권 밖이나 미사일이 목표물에 도달하는 하강 단계에서 탄두를 요격할 수 있다.
그러나 극초음속 미사일은 최대 100㎞ 정도까지만 날아올라 대기권 밖 요격은 불가능하다. 활강 시 비행경로와 목표물도 수시로 변경할 수 있어 궤도 예측이 매우 힘들다. 또 음속의 5배 이상인 극초음속 비행이라 음속 이하의 크루즈미사일을 상대하는 지대공 미사일의 요격 능력 밖이다.
미국이 최저 600㎞ 고도 이내의 저궤도에 집중적으로 위성을 쏘아 올리려는 것도 그 때문이다. 탄도미사일 발사를 탐지하는 위성들은 통상 3만6000㎞의 고층 궤도에 위치한다. 지표면에서 한참 떨어진 고층 궤도 위성은 지상과 정보를 주고받는 데 0.6초 이상이 소요되는 반면, 저궤도 위성은 0.03초 정도면 충분하다.
게다가 극초음속 미사일이 내는 열은 기존 탄도미사일보다 훨씬 적고, 내는 빛도 10분의 1 이하라서 최대한 가까운 거리에서 탐지해야만 한다. 중국 상하이대 우주 방어 전문가 허치쑹은 "SDA의 우주 위성 네트워크로 미국은 모든 종류의 중·러 항공 무기를 요격하고 무력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말했다.
미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은 중·러에 비해 한참 늦다. 미국은 애초 '팰컨(Falcon)'이라 이름 붙인 극초음속 비행체 개발에 나섰으나 2010~2011년 연거푸 시험 비행에 실패한 뒤 의회가 예산을 거둬들여 한동안 개발을 중단했다. 2018년 미 최대 군수 업체 록히드마틴사가 개발을 재개했으나 실전 배치는 2023년쯤 이뤄질 전망이다. 작년 8월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극초음속 무기를 미군이 보유하려면 앞으로 몇 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미 콜로라도 볼더대 이언 보이드 우주공학 교수는 사이언스지에 "미·중·러 간 극초음속 무기를 둘러싼 경쟁이 달 탐사 경쟁 때와 같다"며 "국가적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5/25/202005250006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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